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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24시] 중국, 중고차 매매제한 철폐... 글로벌 업체도 속속 뛰어든다

입력
2018.03.18 12:4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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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소규모 중고차 거래 시장. 바이두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소규모 중고차 거래 시장. 바이두

중국은 작년까지 9년 연속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다. 생산량과 판매량 모두에서 그렇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신차 시장에서다. 사실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선 신차보다 중고차 거래가 더 활발하다. 세계에서 자동차 거래량이 가장 많은 미국의 경우 2015년 기준으로 중고차 거래량은 3,900만대로 신차(1,700만대)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이에 비해 중국에서는 중고차 거래량이 아직 신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자동차가 본격 보급된 역사가 선진국보다 짧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유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완성차 판매량은 2,900만대에 육박했지만 중고차 거래량은 1,240만대에 그쳤다.

소비자가 중고차를 살 경우 신차 판매량이 일부 줄어드는 건 불가피하겠지만 신차와 중고차의 교체 주기가 다르고 양측 모두에서 가격 경쟁이 가열될 것이란 점 등을 감안하면 중국 내 중고차 시장의 발전 가능성은 상당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최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 정부업무보고에서 “중고차 매매 제한 정책을 전면 백지화한다”고 밝힌 점은 주목할 만하다. 중국에선 그간 지역 자동차기업 보호와 세수 등을 고려해 자동차를 등록한 지역 이외에서 중고차 형태로 매매하는 걸 금지해 왔다. 전국적으로 통일된 가격대의 중고차 거래가 가능해진 만큼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것이다.

실제 중국의 중고차 시장은 매매 제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왔다. 연간 거래량은 2015년 942만대, 2016년 1,040만대, 2017년 1,240만대로 각각 전년 대비 2.3%, 10.3%, 19.3% 등으로 급증 추세다. 당초 올해 거래량 증가 예상치는 20%대 중반이었는데, 매매 제한 조치 폐지로 그 폭이 30%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게다가 중국의 신차 시장 성장세는 최근 몇 년간 2~3%대에 머물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유수의 자동차 기업들도 중고차 거래 활성화 방안을 내놓기 시작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뷰익과 캐딜락, 쉐보레 대리점 1,600여곳 모두에서 중고차 판매를 시작했고, 포드도 800여개 대리점 가운데 80%를 신차ㆍ중고차 동시판매점으로 개편했다. 중국에서도 신차와 중고차 유통 비율이 최소 1대1.5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 것이다.

중국 정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모습이다. 2014년 중고차 감정평가 기술규범을 시작으로 법ㆍ제도를 정비해온 데 이어 이번 매매 제한 폐지와 함께 자동차금융상품 확대, 온라인 거래 플랫폼 인가 기준 강화 등의 추가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판매자와 구매자간 정보 불일치, 허위정보에 따른 피해 등을 예방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중고차 이력관리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규제 폐지로 기존 시장의 문을 활짝 열면서 이를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을 적용하는 기회로 삼은 것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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