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촛불의 명령’ 앞세워 세종문화회관 출정식
박영선, ‘창조와 혁신’ 상징하는 꿈이룸학교서 출사표
정봉주, ‘젊음의 문화’ 강조하며 연트럴파크서 첫 발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들이 속속 출마를 공식화하고 있다. 후보들은 출마선언문뿐만 아니라 장소 선정에도 유난히 공을 들인다. 장소가 가지는 상징성을 활용해 정책 비전과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드러내려는 전략이다.
신호탄을 쏘아 올린 건 우상호 의원이다. 우 의원은 지난 11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가장 먼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촛불혁명의 열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아 ‘탄핵 주역’을 자임하는 그는 광화문 광장과 가까운 세종문화회관을 출마선언 무대로 정했다. ‘촛불의 명령, 담대한 변화’라는 슬로건에도 부합하는 장소였다.
우 의원은 “서울 시민의 삶을 바꿔달라는 것 역시 촛불의 명령”이라며 “지난해 민주당 원내대표로 탄핵을 주도했던 우상호가 서울시를 변화시킬 적임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박영선 의원은 18일 영등포 꿈이룸학교에서 출마선언을 한다. 뉴미디어ㆍ예술 대안학교인 꿈이룸학교는 창조와 혁신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꼽힌다. 지난해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도 이곳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 강연을 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서민적이면서 창조적ㆍ혁신적 시정에 대한 포부를 담을 수 있는 곳”이라고 장소 선정배경을 밝혔다.
박 의원은 이곳에서 약 15분 동안 직접 출마의 변과 ‘숨쉬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주요 정책을 설명할 계획이다. 캠프 관계자는 “단순한 출마 선언이 아닌 ‘출마 선서’로 진행해 서울시장 후보자로서 책임을 다할 것임을 시민 앞에서 약속하고 다짐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봉주 전 의원도 같은 날 연남동 연트럴파크(경의선 숲길)에서 출사표를 던지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서울이 젊어집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정 전 의원은 “홍대, 대학로 등도 후보에 올려놓고 고민했다”며 “연남동이 크게 손 대지 않고 젊음의 문화를 살려낸 곳이라 생각해 최종 선택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그러면서 “미세먼지 대책으로 서울시 전체를 공원화하겠다는 핵심공약과도 잘 어울리는 장소”라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정 전의원이 민주당에 복당해 경선에 참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앙당의 복당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그는 일단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당의 경선 일정이 확정된 뒤 3선 도전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박 시장 캠프 관계자는 “4월 중순쯤으로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출마선언 날짜도, 장소도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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