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정상회담) 취약점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안보라인 개편에 들어가면서 트럼프 정부의 정상회담 준비도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무부는 사실상 대북 라인 자체가 붕괴하다시피 해 손을 놓은 모습이고 백악관 역시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의 교체가 임박해 인적 개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틸러슨 국무장관 경질 전부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가 몸 담은 중앙정보국(CIA)이 대북 문제를 주도했던 터라 당분간은 CIA가 실무 준비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국무장관 교체 등으로 북ㆍ미 정상회담 준비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나는 어떠한 취약점도 없다고 확실히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무장관 교체에 대해선 “대통령은 적기에 적절한 인물을 맞는 자리에 배치하길 원한다”면서 “(회담 준비에 관한) 프로세스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에 대한 미 언론 보도와 관련, “가정적인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신의를 갖고 앞으로 나아갈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공식 대북 라인은 사실상 와해 상태다. 조셉 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사임에다 틸러슨 장관 경질로 ‘틸러슨 라인’으로 분류된 수전 손턴 동아태 차관보 지명자의 거취도 불투명해졌다. 그간 뉴욕 채널로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와 접촉해왔던 조셉 윤 전 대표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 외교관들에게 연락해 ‘이 기회를 잡으라’고 설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직 인사가 북한과 접촉한 것은 역으로 뉴욕채널 자체가 공식적으로는 비어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백악관 역시 맥매스터 보좌관의 교체가 임박하면서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태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참모였던 존 맥엔티 대통령 개인보좌관까지 최근 해고돼 “누구라도 경질될 수 있다”며 우려와 불안이 교차하고 있다는 것이다. 맥매스터 보좌관 아래 매튜 포틴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정상회담 실무 준비를 하고 있지만 백악관이나 국무부 모두 정상회담 준비에 대한 구체적인 메시지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15일 중국을 거쳐 스웨덴을 방문해 북미간 접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노어트 대변인은 “우리는 어떤 대표단도 스웨덴에 보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공식 라인의 부재 속에서도 북미 접촉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폼페이오 지명자 주도 하에서 CIA가 물밑에서 정상회담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 지명자에게 회담 준비의 특명을 지시했다고 CNN이 전했다. 이와 맞물려 리 외무상과 함께 방중한 대미 외교담당인 최강일 북미국 부국장이 스웨덴으로 떠난 리무상을 동행하지 않고 베이징에 체류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무 라인에서 북미간 접촉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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