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의 재무ㆍ회계 책임자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혐의 부인에 대해 “뻔뻔하다”고 날 세워 비난했다. 이 전 대통령은 13일 검찰 소환조사에서 다스를 통해 기업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을 포함한 20여개의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스에서 2001년 1월부터 2008년 4월까지 7년 넘게 경리팀장으로 일했던 채동영씨는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다스는 형 이상은씨의 회사”라는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2008년 초 MB(이 전 대통령ㆍ당시 당선인 신분)와 함께 이상은씨의 아들 이동형씨를 만났다”면서 “이동형씨가 ‘다스에 입사할 테니 허락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다스 주인이 아버지 이상은씨였다면 굳이 사이도 좋지 않았던 작은 아버지(이 전 대통령)를 만나 입사 허락을 구할 필요가 있겠냐는 것이다.
채씨는 경리팀장으로 일하면서 거의 모든 보고는 이상은 회장이 아닌, 김성우 사장을 통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상은 회장이 ‘MB가 현대건설에서 김성우 사장을 직접 뽑아와서 다스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서너 번 했다”고 설명했다.
채씨는 이상은씨가 이름뿐인 회장이었다는 주장도 펼쳤다. “김 사장이 이상은 회장의 도장을 갖고 다니며 중요한 서류에 찍고 다녔다. 이 회장은 회사에 안 나올 때도 많았고, 경영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아 회장 직함에 맞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전 대통령과 측근들의 주장에 대한 반박을 이어갔다. “검찰이 증거도 없이 표적수사하고 있다. 다스 직원들과 청와대 참모들은 잘 모르면서 검찰에서 MB에 대해 증언하는 것”이라는 이재오 전 의원에 대해 채씨는 “도대체 다스에 대해 뭘 알고 있으면서 증언 내용에 대해 아니라고 얘기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MB가 측근에게도 (혐의에 대해)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신들의 죄를 덜기 위해 나한테 떠넘기는 것”이라는 이 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서는 “내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무엇을 위해 거짓말을 하느냐”며 “다스에 있으면서 겪었던 여러 가지 사실과 정황을 검찰에 진술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채씨는 “그 동안 MB에게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줬다고 생각한다”면서 “아직도 그렇게 발뺌을 하는 건 국민의 한 사람으로, 다스와 관련된 사람으로 참 뻔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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