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세계랭킹 26위·한국체대)이 설욕 기회를 제대로 잡았다. '테니스 황제' 페더러(37·1위·스위스)와의 맞대결이 다시 성사됐다.
정현은 1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 남자단식 16강전에서 파블로 쿠에바스(34위·우루과이)를 2-0(6-1 6-3)으로 물리쳤다.
거침 없는 상승세다. 정현은 호주오픈을 포함해 올해 출전한 5개 대회 연속 8강에 안착하며 물오른 기량을 과시했다. 이날도 1시간 18분 42초 만에 투어 대회 6회 우승 경험이 있는 베테랑 쿠에바스를 꺾었다. '차세대 스타'로 우뚝 선 정현의 질주는 계속되고 있다.
정현의 8강 맞대결 상대는 페더러다. 페더러는 16강에서 제러미 샤르디(100위·프랑스)를 16강에서 2-0(7-5 6-4)으로 꺾었다. 정현과 페더러의 8강전은 16일 오전 11시 열린다.
두 달 만의 리벤지 매치다. 페더러와 다시 맞붙을 기회는 예상보다 일찍 찾아왔다. 정현은 지난 1월 열린 호주 오픈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5위·독일), 노바크 조코비치(13위·세르비아) 등 세계 최정상 선수를 연달아 격파하며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 4강에 오르는 새 역사를 만들었다. 그러나 준결승전에서 페더러를 만나면서 정현의 도전도 막을 내렸다. 당시 오른 발바닥 물집 부상이 심했던 정현은 페더러와의 준결승 2세트 도중 기권했다. 제대로 싸워 보지도 못한 채 짐을 싸야 했던 정현에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정현은 "100% 컨디션이어도 (페더러를) 100%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도 부상을 안고 하는 것보다 가능성은 더 있었을 것 같아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테니스 황제'를 상대로 새로운 기억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번에는 '건강한' 상태에서 맞붙는 만큼 이전과 같이 허무한 패배를 당할 순 없다. 물론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페더러는 여전히 만만치 않은 상대다.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페더러는 정현을 누르고 올라간 호주오픈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달 로테르담 대회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통산 97번째 남자단식 투어 우승으로 '최강자'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겨도, 져도 정현에게 의미 있는 경기가 된다. 올해 15전 전승을 거두며 세계 랭킹 1위인 페더러를 넘고 4강에 진출할 경우 '차세대 스타'로서의 입지를 더 단단하게 다질 수 있다. 페더러를 꺾었다는 '자신감'은 덤이다. 만약 패하더라도 페더러와의 플레이를 통해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현에겐 '득'이 되는 한 판이다.
반면 페더러에겐 물러설 수 없는 부담스런 경기다. 만약 정현이 승리하게 될 경우 다음 주 발표되는세계 랭킹에서 페더러는 2위로 밀려나게 된다. 대신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이 1위로 올라서게 된다. 페더러는 "정현이 이렇게 빨리 발바닥 부상을 회복해 놀랐다 (지금은) 정현의 상태가 좋아 보인다. 오늘도 훌륭한 경기를 했다. 다시 정현과 상대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최강자' 페더러에게도 기대되는 승부다. 페더러는 "정현의 경기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잠재력이 폭발하면 앞으로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정현과의 맞대결을 기대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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