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에 사는 최미경(42)씨는 뇌명 치료를 위해 병원에 다니고 있다. 몇 달 전부터 기차소리와 ‘삐~’하는 기계음이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소리가 최 씨에게만 들린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비인후과에서 이명치료를 받은 후에도 호전이 되지 않아 환청이나 우울증과 관련된 질환인가 싶어 정신과 치료까지 생각했다.
전종익 한의학 박사는 “이명은 귀 울림이라고도 하며, 외부적으로는 소리가 없지만 본인에게만 들리는 증상이다”며 “머리 특정부위나 일부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호소하는 것은 이명의 일종으로 뇌명증(腦鳴)이나 두명증(頭鳴)이라고도 불린다”고 말했다.
이 증상은 달팽이관 쪽 세포의 손상이 있거나 청신경의 주행 경로상에 이상이 있으면 대뇌청각피질에서 이명 소리로 인식하게 되어 머리에서 소리가 나는 것으로 느낀다. 때문에 소리를 느끼는 부위가 다르지만 원인은 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발병 원인은 스트레스, 체감각 신호교란 노화로 인한 혈류순환장애 등인데 혈류순환의 경우 주로 노년층에서 볼 수 있다. 또 청력저하의 경우 노화와 소음이 심한 곳에서 일을 하는 경우나 중장년층 이상에서 발생되지만 최근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나이 탓으로 여기거나 신경이 예민하다고 치부해 방치했다가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의학에서는 이명은 신장 기능 손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 나이가 들어 ‘신기’가 허해진 후 ‘신수’가 고갈되어 생기는 경우와 ‘정혈’의 결핍으로 인한 ‘탁음’이 귀에 몰려 생기는 경우로 볼 수 있다. 때문에 근육 신경학적인 부분과 척추관절 구조적인 면, 정신적 양상 등 영양학적 접근방식으로 증상에 따라 맞는 치료를 한다. 또 오장육부관을 통한 신경학적 검사를 병행할 경우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증상에 따라 탕약처방, 약침요법 등을 병행한다. 이 증상의 특징은 단기간 치료가 되지 않는다. 이명증상과 달리 머리에서 소리를 느끼는 뇌명증상은 이명보다 치료가 빠르다. 컨디션 조절을 빼놓을 수 없는 만큼 생활습관과 식습관조절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그림 2전종익 한의학 박사가 뇌명, 이명의 차이점과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명가본한의원 제공.
구미에서 뇌명치료를 받으러 온 남성은 “이명치료를 받으러 왔다가 뇌명진단을 받아 당황했다”며 “다행히 증상이 가벼워 식습관과 생활습관만 개선했더니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말했다.
전 박사는 “뇌명(腦鳴)과 이명(耳鳴)은 방치할수록 치료가 길어지고 잘 낫지 않는다”며 “초기 증상을 보일 때 생활습관 개선과 더불어 치료를 빨리 시작한다면 완치가 가능하므로 조기치료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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