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엔 추진위+준비기획단
이번엔 준비위로 조직 일원화
외교안보 중심 신속한 의사결정
위원장 임종석, 총괄간사 조명균
정의용ㆍ장하성 등 준비위원 8명
이르면 내주 남북 실무협의 착수
청와대는 15일 실무형ㆍ속도형을 특징으로 한 제3차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비핵화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 준비위 규모를 대폭 줄이고 업무도 단순화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임종석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총괄간사로 하는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준비위원으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참여해 총 8명으로 구성됐다.
준비위 전체회의에는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청와대 안보실의 이상철 1차장과 남관표 2차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의겸 대변인,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이 배석한다. 김 대변인은 “중요 사안을 결정할 준비위원회 전체회의는 주 1회 또는 격주 1회 개최된다”며 “실무 논의는 주 3∼4회 열리는 분과장회의를 통해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남북회담 준비위는 조직구조가 과거보다 단출하게 꾸려져 신속한 의사결정과 소통을 가능케 했다. 앞서 2007년 2차 정상회담 때 청와대는 정상회담을 총괄하는 추진위와 실무를 맡는 준비기획단을 따로 운영했다.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이 추진위원장, 이재정 당시 통일부 장관이 준비기획단장이었다. 반면 이번에는 준비위로 조직을 일원화했다. 2차 남북회담 준비기획단에 통일부ㆍ외교부ㆍ국방부뿐 아니라 법무부ㆍ문화부ㆍ재정경제부 등 관계부처 차관까지 참가해 몸집이 컸던 것과 대조된다.
준비위 산하에도 의제분과, 소통ㆍ홍보분과, 운영지원분과 등 3개 분과만 둬 업무를 총괄하게 했다. 의제분과는 의제 개발과 전략 수립, 소통ㆍ홍보분과는 홍보기획ㆍ취재지원ㆍ소통기획, 운영지원분과는 상황관리와 기획지원 업무를 전담한다. 의제분과장은 천해성 차관, 소통분과장은 윤영찬 수석, 운영지원분과장은 김상균 2차장이 맡기로 했다. 역할분담을 철저히 하고 중량급 분과장에 콘트롤 타워 역할을 맡긴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가 핵심 의제인 만큼 조직 성격도 외교ㆍ통일 분야에 집중된다. 2차 정상회담 추진위에는 경제부총리와 경제수석 등이 참여했지만 이번 준비위에는 경제라인이 제외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1ㆍ2차 정상회담은 평양에 가기 위해 대규모로 꾸려졌고 다양한 주제들을 이야기했지만 이번 회담은 본질적 문제(비핵화)를 중점으로 다룰 것”이라며 “외교안보 쪽 중심으로 조직을 단순화했다”고 설명했다. 북핵 문제 해결 없이는 남북 경제협력도 어렵다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별도 구성되는 자문단은 준비위에 대한 지원을 맡는다. 1ㆍ2차 남북 정상회담 때 참여한 인사들을 포함해 사회 각계 인사가 두루 참여할 예정이다.
준비위가 발족되면서 이르면 다음 주 남북 실무 협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2007년 정상회담 때는 8월 8일 추진위와 준비기획단이 출범하고 14일 개성에서 차관급 접촉을 했다. 실무 협의를 통해 정상회담의 구체적 날짜와 의제도 조율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판문점에서 4월 말에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만 확정됐다. 주로 통일부가 의제 발굴과 실무 접촉을 도맡고, 외교부는 북미회담이 이어지는 것을 고려해 남ㆍ북ㆍ미 간 소통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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