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렌터카로 사건 추정 시기에
차량 반납하며 스팀세차” 진술 확보
범죄 흔적 고의적 은폐 여부 조사
20대 여성 살해사건 용의자인 전 남자친구가 이 여성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에 렌터카를 이용, 사건 현장을 다녀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남성과 만났던 여성 3명이 최근 1년 새 잇따라 숨져 연쇄살인 가능성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A(21)씨의 전 남자친구 B(30)씨가 지난해 7월쯤 렌터카를 타고 A씨의 시신이 발견된 포천의 한 야산 주변을 다녀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이틀 전인 지난 13일 포천의 한 야산에선 A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땅에 묻힌 채 발견됐다. 앞서 A씨의 어머니는 지난해 11월 8일 “딸과 3,4개월 동안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경찰에 실종 신고를 냈다.
경찰은 A씨가 단순 잠적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던 중 A씨가 암매장된 상태로 발견되면서 B씨를 용의자로 특정, 살인사건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A씨는 부모와 떨어져 혼자 의정부에서 생활하며 노래방을 운영했던 B씨와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가 당시 사건 현장을 다녀온 뒤 렌터카를 반납하면서 스팀세차까지 해왔다는 렌터카 업체 직원의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은 B씨가 고의적으로 범죄 흔적을 지운 것은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B씨는 지난해 말 서울에서 다른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구속 수감 중인 상태다. 경찰은 이보다 6개월전쯤 B씨의 또 다른 여자친구 C씨가 병사한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A씨의 신원확인과 사망 원인 등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나오는 대로 B씨를 상대로 범행 여부 등에 대해 추궁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연쇄살인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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