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아파트에서 나흘 사이 일가족 네 명 중 세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유일한 생존자인 아버지를 찾은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5일 오전 1시56분쯤 투신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로 귀가하던 아버지 A씨를 인근을 순찰 중이던 경찰이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가 발견 당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심신이 피폐해진 상태여서 병원으로 후송했다”며 “건강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가족들의 투신 이유와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가족은 나흘 사이 세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9일 오전 10시45분 20대 초반 명문대 재학생으로 알려진 A씨 아들이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했다.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아들 장례가 끝난 뒤인 13일 오후 2시쯤 A씨 부인과 고등학생 딸 역시 아파트 19층 창문을 통해 뛰어내렸다. 경찰은 두 사건 모두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아파트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했을 때 타살 혐의점도 없다고 밝혔다.
13일 사건 당시 가족과 떨어져 있던 A씨는 이후 연락이 두절됐고, 경찰은 위치추적 결과 14일 용산구 호텔 인근에서 마지막 신호를 잡은 뒤 A씨의 행적을 추적해왔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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