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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오! 베트남] “결단력 있는 여성이 지금 베트남을 만들었다”

입력
2018.03.15 04: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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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여성들의 삶

이계선 하노이 탕롱대 교수

이계선 하노이 탕롱대 교수는 :남성 못지않은 용맹성의 베트남 여성들을 역사 속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계선 교수 제공
이계선 하노이 탕롱대 교수는 :남성 못지않은 용맹성의 베트남 여성들을 역사 속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계선 교수 제공

베트남 여성들은 남성과 비교해도 책임감, 근면함 등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게 베트남에 주재하는 외국인들의 대체적 평가다. 이계선(61) 하노이 탕롱대 교수는 14일 “그 강인함의 배경을 놓고 모계사회, 사회주의 등 여러 설이 있고, 모두 설득력 있지만, 논리적인 설명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역사 속 여성들의 활약상을 본다면 오늘날의 베트남 여성들 모습은 대단히 자연스럽다”고 강조했다. 간호장교 출신인 이 교수는 2004년 베트남으로 건너와 사회학 박사학위를 딴 뒤 하노이 탕롱대에서 사회학 강의를 했다. 지난 2015년 한국어학과 개설 뒤 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_베트남 여성들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오늘날의 베트남은 결단력과 강인함을 겸비한 여성들이 있었기에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기 40년 중국 지배하에서 처음으로 봉기를 일으킨 이들이 쯩 자매다. 후한의 군사를 물리치고 언니가 왕이 됐다. 궁을 짓고 세금을 걷는 등 업적을 남겼다.”

_하노이, 호찌민시에 그의 이름 딴 도로들이 많다.

“그 뿐만이 아니다. 지에우는 중국 관리들의 착취에 항거해 23세의 나이에 1,000 명의 장정을 모아 중국 오나라 침략에 대항했다. 자결로 삶은 마무리 됐지만 베트남 전국에 그의 이름을 딴 도로, 학교가 수 십 개에 이른다.”

_너무 오래된 이야기들이다.

“근대 들어서도 여성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프랑스 식민지배 당시 프랑스 군에 항거한 보 티 사우가 대표적이다. 독립군 연락병으로 뛰던 중 프랑스군에게 폭탄을 던져 군사법정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다. 당시 18세였다. 총살형을 집행하려던 프랑스군이 눈가리개를 하자 마지막까지 아름다움 베트남 산하를 보면서 죽겠다며 뜬 눈으로 총탄에 맞아 스러졌다. 인민 무장영웅 칭호가 주어졌다.”

_역사 속 모계사회 배경은.

“건국설화에서 시작된다. 선녀 ‘어우꺼’와 바다의 신 ‘락롱권’이 결합해 바다에서 100개의 알을 낳았다. 100개의 알에서 100명의 아들이 태어났는데, 어우꺼는 바다에서 사는 게 힘들어 50명의 아들을 데리고 뭍으로 올라왔다. 혼자 그 아이들을 키웠는데, 장자인 훙 브엉이 우리 나라 단군처럼 베트남을 건국한다. 베트남을 세운 이는 남자이지만 50명의 아들을 뭍으로 데리고 올라와 키운 어머니, 강인한 여성이 있었기에 지금의 베트남이 존재한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중국에 대항해 처음으로 봉기를 일으킨 쯩 자매
중국에 대항해 처음으로 봉기를 일으킨 쯩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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