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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물리학 두 축’ 일반상대성이론-양자역학 첫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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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물리학 두 축’ 일반상대성이론-양자역학 첫 결합

입력
2018.03.14 17:2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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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에 관한 기존 학설 뒤엎은

‘호킹복사’ 이론으로 일약 스타로

우주 기원 ‘특이점’ 수학적 증명

빅뱅이론 정립에 이론적 뒷받침

2016년 4월 12일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원 월드 전망대에서 스티븐 호킹 박사가 자신의 프로젝트 ‘브레이크스루 스타샷’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2016년 4월 12일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원 월드 전망대에서 스티븐 호킹 박사가 자신의 프로젝트 ‘브레이크스루 스타샷’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블랙홀은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 빛조차 탈출할 수 없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916년 발표한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라 블랙홀은 말 그대로 ‘검은 구멍’으로만 여겨졌다. 그러나 1974년 당시 30대였던 영국의 스티븐 호킹 박사가 국제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블랙홀은 과연 폭발할 것인가’란 논문을 발표한 이후 블랙홀에 대한 생각은 180도 바뀌었다.

호킹 박사는 나노미터(1,000만분의 1m) 크기의 매우 작은 블랙홀이 있다면 미량의 에너지가 블랙홀에서 새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한 ‘호킹 복사(radiation)’ 이론을 내놓았고, 이 논문으로 그는 일약 물리학계 스타로 떠올랐다.

미국 유학 당시 ‘호킹 복사’를 연구 주제로 다뤘던 이필진 고등과학원 부원장은 “호킹 복사 이론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일반상대성이론과 정보가 소멸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양자역학은 양립하기 어렵다고 여겨졌다”며 “호킹 복사는 현대 물리학의 근간인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 이론을 처음으로 결합했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말했다. 장상현 기초과학연구원 이론물리연구센터 연구위원은 “호킹 복사로 블랙홀에서 에너지가 새어 나올 수 있다는 양자역학이 적용되면서 블랙홀에도 수명이 있다는 개념이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블랙홀에서 에너지가 계속 빠져나오다가 어느 순간 블랙홀이 증발해버린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호킹 복사는 관측된 적 없다. 우주 멀리 있는 블랙홀 가장자리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측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학계에선 이를 간접적으로 증명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2016년 제프 슈타인하우어 이스라엘 테크니온공대 물리학과 교수는 원자를 빠르게 휘저어 음파가 빠져나갈 수 없도록 한 ‘음향의 블랙홀’에서 음파가 빠져 나오는 것을 관측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에 발표했다. 유사 블랙홀에서 호킹 복사와 비슷한 현상을 발견한 것이어서 큰 관심을 샀다. 다만 실험실의 음향 블랙홀을 실제 블랙홀과 같은 것으로 여길 수 있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이다.

호킹 박사의 또 다른 대표적인 업적은 특이점 이론이다. 특이점은 우주가 특정 한 점에서 탄생한 뒤 계속 팽창해 오늘날의 우주에 이르렀다는 빅뱅이론에서 나온 말이다. 우주의 모든 질량이 압축돼 있는 상태를 특이점이라 한다. 1970년 스티븐 호킹과 로저 펜로즈는 특이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증명한 ‘호킹-펜로즈’ 이론을 내놨다. 장 연구위원은 “빅뱅이론을 뒷받침하는 이론적 근거”라고 설명했다.

호킹 박사는 이 같은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32세에 영국 왕립협회 최연소 회원이 됐다. 37세에는 탁월한 수학자에게 주어지는 케임브리지 ‘루카시안 석좌교수’에 임명됐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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