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이현세 만화벽화거리 새 관광명소로
지난해 말 설치 후 관광객 발길 이어져
만화도서관에선 만화보기 무제한
경북 울진군 매화면. 이름 그대로 3월이면 매화향기가 진동을 한다. 한적한 시골마을에 요즘 주말이면 시끌벅적하다. 지난해 말 이현세(64) 만화 매화벽화거리가 조성되고, 만화도서관이 문을 연 덕분이다. 매화면은 2015년 4월 울진군 원남면에서 행정구역 명칭이 바뀐 것이다.
울진군 매화면 복리에 이현세 만화 벽화거리가 등장한 것은 지난해 말. 퇴락한 노후 담장 250여m에 이현세 작가의 작품 50여컷을 그렸다. 이 작가의 소속사가 울진군과 한수원의 후원을 받아 완성했다.
벽화는 전국 다른 벽화골목과 달리 이 작가와 문하생들이 직접 붓과 페인트로 그린 덕분에 이 작가 특유의 터치가 그대로 살아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작가의 인기작인 공포의외인구단, 남벌 떠돌이까치 등에 나오는 주인공 까치 오혜성, 엄지, 마동탁 등이 등장한다. 매화마을의 골목과 담벼락 구조, 동선, 관람객 시선까지 고려해 골목친화적으로 조성됐다는 평가다.
이 작가 측이 이 마을에 벽화거리를 조성하게 된 것은 그의 고향이 울진군이기 때문이다. 이 작가는 경북 울진군 기성면(1954년 당시 강원 울진군)에서 출생, 경주 등지에서 성장했다. 지금도 이 작가의 친누나 등 친인척들이 울진군에 살고 있다. 매화마을에서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마을 측의 적극적인 구애요청에 벽화거리를 만들게 됐다는 후문이다.
울진군은 2012년 개관한 매화작은도서관 안에 만화도서관도 설치했다. 이 작가의 작품 12종 400권, 객주로 유명한 이두호작가 등 다른 유명작가 4명의 작품 100권 모두 500권을 비치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도서관 측은 올 연말까지 출향인사들의 기증 등을 통해 소장 만화책을 2,000권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일요일과 법정공휴일은 휴관한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조용하던 매화마을에 외지관광객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도서관 관계자는 “토요일 하룻동안 평균 40~50명의 외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며 “이번 주말부터 매화가 본격 피기 시작하면 관광객들이 크게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족과 함께 최근 이곳을 찾은 박금봉(56ㆍ울산 울주군)씨는 “학창시절 이현세 작가 팬이었는데, 그때 만화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까치와 엄지, 마동탁이 펼친 애증의 삼각관계는 아직도 계속 중인 것 같다”며 웃었다.
이정훈기자 jhlee0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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