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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매화마을에서 까치와 엄지, 마동탁 만나요

입력
2018.03.1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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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이현세 만화벽화거리 새 관광명소로

지난해 말 설치 후 관광객 발길 이어져

만화도서관에선 만화보기 무제한

경울 울진군 매화면 이현세만화벽화거리.
경울 울진군 매화면 이현세만화벽화거리.
경울 울진군 매화면 이현세만화벽화거리.
경울 울진군 매화면 이현세만화벽화거리.

경북 울진군 매화면. 이름 그대로 3월이면 매화향기가 진동을 한다. 한적한 시골마을에 요즘 주말이면 시끌벅적하다. 지난해 말 이현세(64) 만화 매화벽화거리가 조성되고, 만화도서관이 문을 연 덕분이다. 매화면은 2015년 4월 울진군 원남면에서 행정구역 명칭이 바뀐 것이다.

울진군 매화면 복리에 이현세 만화 벽화거리가 등장한 것은 지난해 말. 퇴락한 노후 담장 250여m에 이현세 작가의 작품 50여컷을 그렸다. 이 작가의 소속사가 울진군과 한수원의 후원을 받아 완성했다.

벽화는 전국 다른 벽화골목과 달리 이 작가와 문하생들이 직접 붓과 페인트로 그린 덕분에 이 작가 특유의 터치가 그대로 살아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작가의 인기작인 공포의외인구단, 남벌 떠돌이까치 등에 나오는 주인공 까치 오혜성, 엄지, 마동탁 등이 등장한다. 매화마을의 골목과 담벼락 구조, 동선, 관람객 시선까지 고려해 골목친화적으로 조성됐다는 평가다.

이 작가 측이 이 마을에 벽화거리를 조성하게 된 것은 그의 고향이 울진군이기 때문이다. 이 작가는 경북 울진군 기성면(1954년 당시 강원 울진군)에서 출생, 경주 등지에서 성장했다. 지금도 이 작가의 친누나 등 친인척들이 울진군에 살고 있다. 매화마을에서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마을 측의 적극적인 구애요청에 벽화거리를 만들게 됐다는 후문이다.

울진군은 2012년 개관한 매화작은도서관 안에 만화도서관도 설치했다. 이 작가의 작품 12종 400권, 객주로 유명한 이두호작가 등 다른 유명작가 4명의 작품 100권 모두 500권을 비치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도서관 측은 올 연말까지 출향인사들의 기증 등을 통해 소장 만화책을 2,000권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일요일과 법정공휴일은 휴관한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조용하던 매화마을에 외지관광객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도서관 관계자는 “토요일 하룻동안 평균 40~50명의 외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며 “이번 주말부터 매화가 본격 피기 시작하면 관광객들이 크게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족과 함께 최근 이곳을 찾은 박금봉(56ㆍ울산 울주군)씨는 “학창시절 이현세 작가 팬이었는데, 그때 만화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까치와 엄지, 마동탁이 펼친 애증의 삼각관계는 아직도 계속 중인 것 같다”며 웃었다.

이정훈기자 jhlee0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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