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의 아테온, 티구안을 만나며 폭스바겐의 새로운 미래를 미리 만나보는 출장의 마지막 일정은 폭스바겐 그룹의 미래, 그리고 그들이 지금 바라보고 있는 방향성을 살펴볼 수 있는 그룹의 플래그십 존, 폭스바겐 드라이브였다. 차량을 전시하거나 판매를 하는 공간은 아니지만 브랜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담은 공간이라는 그 말 자체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과연 폭스바겐 드라이브 안은 어떤 모습일까?
베를린 한복판에 있는 폭스바겐 드라이브
유럽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자동차 그룹인 폭스바겐의 공간답게 폭스바겐 그룹의 독일의 수도, 베를린 중심에 위치했다. 거대한 빌딩의 1층과 2층을 활용하여 마련된 이 공간은 말 그대로 베를린 사람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수 많은 브랜드가 함께 하는 폭스바겐 그룹
폭스바겐 드라이브에 발을 딛는 순간 폭스바겐 그룹이 얼마나 큰 그룹이었는지 생각이 났다. 폭스바겐 드라이브 초입에 바로 그룹 내 계열사들의 엠블럼을 한데 모아둔 구조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룹 내에서 중심을 잡는 폭스바겐을 시작으로 아우디, 세아트, 스코다는 물론 벤틀리와 부가티, 람보르기니와 포르쉐도 폭스바겐의 그룹이다. 여기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카티, 스카니아 그리고 만 트럭 역시 폭스바겐 그룹에 속한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변화를 담다
폭스바겐 드라이브는 정기적으로 다양한 테마를 가지고 전시를 진행한다. 2017년 11월 16일부터 2018년 2월 28일까지는 자율주행 산업을 비롯해 ‘대안의 미래’를 강조하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테마로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때문에 이번 방분에서는 지속가능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폭스바겐이 바라보는 시각을 다양한 표현 방법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미래의 각 요소들이 상호 작용하는 도로 체계 등이 전시되고 어린 아이부터 성인까지 많은 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었다.
변화의 이유를 고민하는 폭스바겐 그룹
본격적인 관람을 시작하자마자 폭스바겐은 질문을 한다. 지속가능한 미래의 필요성이 무엇인지 말이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어떤 전시를 하는 입장에서는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나 의지를 전달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폭스바겐은 그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양한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미래의 이유를 물었고 스스로 답변을 하는 모습으로 진지하게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보는 즐거움이 있는 전시
전시는 보여주는 것의 의미가 크다. 때문에 같은 내용을 보여주더라도 어떻게 보여 줄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폭스바겐의 전시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시작부터 ‘보는 즐거움’에 대한 고민이 충분히 담긴 모습이었다.
다양한 컬러,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구성된 배열 등 전체적으로 보기 쉬운 모습을 앞세웠다. 게다가 문구나 그래픽도 강인하기 보다는 부드럽게 속삭이는 것처럼 보여졌다. 그저 ‘보여줄 것을 나열하는 방식’과는 확실히 차이가 드러났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래의 비전 제시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 테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후술할 ‘세드릭’을 비롯한 미래의 이동 수단이 변화시킬 도로 환경을 시각적으로 연출한 부분이다. 폭스바겐은 세드릭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서 도로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소개했다. 물론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었지만 자율주행 차량과 빅 데이터, 그리고 뛰어난 통신망이 미래의 도로를 더욱 좋게 변화하는 비전을 볼 수 있었다.
전시 공간 곳곳에는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하지만 이러한 공간도 전시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사진처럼 폭스바겐 드라이브 내에는 벤치가 자리하고 있는데 그 배경에도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한 구조물이 마련되어 앉아서 쉬는 동안에도 폭스바겐 그룹이 마련한 전시 내용을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또 아이들을 위한 공간도 있었다. 자동차 밑그림을 색칠하고 이를 모형 자동차에 올려 마치 레이스처렴 연출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었다. 취재 후에 이곳에 있었던 911 밑그림을 왜 가져오지 않았는지 스스로에게 의문이 들기도 했다.
교통 시스템의 새로운 패러다임, 세드릭 컨셉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테마 덕분에 이번 전시에서는 첫 번째 자율주행 컨셉 모델인 세드릭을 만날 수 있었다. SEDRIC, SElf-DRIving Car라는 이름을 가진 이 차량은 모터쇼에서 공개되었던 것을 본딴 모형이라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참관하지 않은 기자에게는 꽤 만족스러운 모형이었다.
레벨5 완전 자율주행 및 전기화와 디지털 네트워킹이 통합된 세드릭은 버튼 하나만으로 작동되는 모두를 위한 모빌리티에 단순하고 편리하고 안전하며 지속가능한 미래 모빌리티를 추구한다. 특히 시각장애인이나 노인, 신체적으로 불편한 사람과 어린이의 자율적 이동성을 보장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자처하는 만큼 세드릭의 모습은 독특하다. 전통적인 자동차와 달리 보닛이나 트렁크가 없이 일체형 차체를 자랑하며 실내 공간 역시 승하차의 편의성과 넓은 공간감으로 탑승자에게 '손쉬운 이동'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대형 디스플레이로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의 개발, 그들에게 올바른 선택을 고민하게 만들다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는 폭스바겐 드라이브에는 지속가능한 미래와 함께 '인공지능'에 대한 고민을 담은 전시도 함께 진행되고 있었다. 미래-인간-기계 관계의 미래 탐구를 주제로 마련된 이 공간은 흰색의 배경과 청록색의 깔끔한 컬러 매칭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특히 폭스바겐이 준비하고 있는 인공지능에 대한 현재와 미래 비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최근 폭스바겐이 500여명의 사람들과 진행한 '감성적인 대화'의 결과와 그 의미,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향후 개발 방향성에 대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폭스바겐이 준비하고 있는 인공지능은 단순히 운전자가 던지는 질문에 우수한 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와의 대화를 통해서 그가 원하는 관계의 거리, 질문의 정도 그리고 표현의 방식 등을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운전자가 개인 정보를 언급하지 않는 답변을 한다면 향후 운전자 개인에 관련된 질문을 자제하는 형태로 이끌어 간다는 것이다.
뺴놓을 수 없는 머천다이징 샵
개인적으로 폭스바겐 드라이브에서 가장 기대했던 것이 있다면 바로 머천다이징 샵이다. 그룹 수준에서 운영되고 있는 공간에 마련된 머천다이징 샵이기 때문에 한 브랜드의 아이템들이 아닌 폭스바겐 그룹 전체에 관련된 아이템들이 전시되니 한 자리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아이템을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스코다나 세아트 브랜드에 관련된 제품도 많이 볼 수 있었고, 또 국내에서는 익숙하지만 모터스포츠와 같은 활동이 적은 브랜드들의 '또 다른 아이템'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기자의 눈에는 람보르기니의 모터스포츠 부분인 람보르기니 스콰드라 코르세의 신형 모자와 벤틀리 GT3 드라이버들에게 무상으로 제공된다는 백팩과 보스턴 백이 눈길을 끌었다.
폭스바겐 그룹, 미래를 공유하다
이번 폭스바겐 드라이브를 경험하며 느낀 점은 결국 '공유'라는 것이었다. 그 동안 큰 기업과 그룹에게 미래 비전은 철저한 기밀이고, 치밀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시간을 흐르고 시대는 바뀌었다. 폭스바겐은 서로가 그리는 미래가 같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나누고 함께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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