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ㆍ후배 교수 협업 초세대 연구실
외국인 교원 증원 등 비전 발표
카이스트(KAIST)가 2031년까지 일반고ㆍ외국어고 입학생 비율을 35%까지 늘린다. 연구능력을 인정받은 중년 교수와 젊은 교수가 함께 연구해 중년 교수가 은퇴해도 연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한 ‘초세대 협업연구실’도 60곳 이상 만든다. 온라인으로 강의 듣고, 실제 수업에선 해당 내용에 대해 토론하는 ‘에듀케이션 4.0’ 방식의 교과목을 2031년엔 전체 수강과목의 절반인 1,500개(지난해 581개)로 확대한다.
카이스트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카이스트 비전 2031’을 13일 발표했다.
이 밖에도 국제화와 관련해선 기업 연구소 유치 활동을 적극 벌이고, 2031년까지 최소 1개 이상의 해외캠퍼스를 설치ㆍ운영한다는 방침이다. 2026년까지 아세안-카이스트(ASEAN-KAIST)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개교 60주년을 맞는 2031년엔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4월부터 학생ㆍ교직원ㆍ교수ㆍ외부 전문가 등 143명이 참여해 만든 이번 계획에 대해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은 “세계 선도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31년 카이스트는 4차 산업혁명의 선봉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대학평가기관(QS)의 지난해 세계대학 평가에서 카이스트는 41위를 기록해 개교 50년 미만인 대학 중에서 3위에 올랐다. 톰슨로이터의 혁신대학 평가에선 2016부터 2년 연속 아시아 1위, 세계 6위에 선정됐다.
카이스트는 우선 창의적 인재선발을 위해 다양한 배경을 지닌 학생을 신입생으로 받기로 했다. 현재 26%(일반고 16%, 외고ㆍ해외 소재 고교 10%)인 비(非) 과학고 출신 신입생 비율을 2031년까지 35%로 늘릴 계획이다. 전 국민에게 공개하는 무료 온라인 강좌 교과목 수도 같은 기간 12개에서 300개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연구 혁신 부문에서 카이스트는 2021년까지 초세대 협업연구실을 30개 이상, 2031년까지 60개 이상 만들어 운영하기로 했다. 융합연구와 융합연구가 결합하는 초학제간 융합연구소도 2021년 3개, 2031년 10개로 늘린다. 우수 연구 인력 비중을 늘리기 위해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외국인 교원 수를 한국인 교원 수의 30% 이상 수준으로 증원할 방침이다.
카이스트는 이를 위해선 충분한 재원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2031년엔 올해 예산(8,586억원)의 두 배 이상인 2조300억여원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정부 출연금으로 6,038억원을 조달하고 연구비로 1조790억원, 기부금ㆍ기술수입료 등으로 3,468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보원 기획처장은 “인공위성이 궤도에 오르려면 엄청난 중력을 견뎌야 하는 것처럼 중국 대학의 거센 추격을 받는 카이스트도 비전 2031을 통해 추격을 뿌리치고 더 높이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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