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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한국어 어문 규범 Ⅱ

입력
2018.03.13 13:41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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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어문 규범은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4가지가 있는데, 이번에는 지난주에 이어 ‘외래어 표기법’과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에 대해 알아보겠다. 많은 사람이 이 두 가지를 혼동하는데, 이는 두 규범 모두 외국어 또는 외국 문자와 관련이 있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두 가지는 목적과 내용이 다른, 명백히 구분되는 규정이다.

먼저 ‘외래어 표기법’은 외국어에서 들어온 말을 한글로 적는 방법을 정해 놓은 것이다. 예를 들어 ‘Richard’라는 사람이 있을 때 이 사람의 이름을 한글로 ‘리차드’라고 적을지 ‘리처드’라고 적을지를 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우리나라 사람들끼리 의사소통을 잘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 할 수 있다.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은 거꾸로, 우리 인명이나 지명을 로마자로 어떻게 적을지를 정한 것이다. ‘인천, 설악’을 ‘Incheon, Seorak’이라고 적는 것이 로마자 표기법을 따른 것이다. 로마자 표기는 기본적으로 외국인을 위한 것이다.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장소를 찾거나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로마자’로 표기하는 법을 정한 것이다. 흔히 로마자 표기를 ‘영어 표기’라고도 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영어’는 언어를 가리키는 말이고, ‘로마자’는 ‘한글’이나 ‘키릴 문자’ 등과 같은 문자의 이름이다. ‘a, b, c, …’가 바로 로마자인데, 이 로마자는 영어뿐 아니라 유럽 많은 언어를 표기하는 데 사용된다. ‘키릴 문자 표기법’이나 ‘아랍 문자 표기법’이 아니라 ‘로마자 표기법’을 정한 것도 이처럼 로마자가 널리 사용되기 때문이다. 도로 표지판 등의 ‘로마자 표기’는 모두 이 표기법을 따른다.

이운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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