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급으로 한때 고대 유물로 취급 받았던 전화부스가 재조명되고 있다. 개방된 사무실에서 동료의 전화통화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 직장인에게 사생활을 지키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은 개방된 업무공간에서 동료들의 전화통화 소음에 시달려야 한다. 심지어 어떤 사람이 휴대폰을 사용하는 동안에는 서류를 읽을 수 없고 음악도 듣기 어려울 정도로 무력함을 느낀다. 이러한 휴대폰 통화 소음의 대안으로 전화부스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6년 10월 뉴욕 맨해튼 플랫아이언 부근에 여성 전용 회원제 공유사무실 ‘더 윙’이 문을 열었다. 둥근 테이블과 분홍색 벨벳 소파, 창문 없이 반사되는 유리문을 가진 ‘폰 부스’라는 별칭을 가진 1개의 공간으로 꾸며졌다. 더 윙은 지난해 소호 지역에 8개의 부스를 갖춘 지점을 열었고, 이달 초 덤보 지역에 4개의 부스를 갖춘 세 번째 지점을 개설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창업자인 오드리 겔만은 “회원들의 호응에 따른 결과”라며 “각 부스는 회원에게 사적 대화를 위한 조용한 공간을 제공해 준다”고 설명했다.
회사에서도 부스 설치가 인기를 얻고 있다. 기즈모도 미디어그룹 본사는 지난해 말 5개의 조립식 부스를 설치한 데 이어 최근 4개를 추가 주문했다. 230여명의 직원 중 작가들과 에디터들이 사적 통화나 회의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한다. 부스 생산업체 ‘젠부스’ 창업자인 샘 존슨은 “지난해 수 백개의 부스를 생산했고, 올해엔 생산량을 네 배 늘릴 계획”이라며 “우리는 조용한 공간과 사생활을 생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의 비밀 역사’의 저자인 니킬 사발은 “개방된 사무실에서 사람들 간 상호작용은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장점이 있다”면서도 “사람들이 사무실에서 항상 헤드폰을 끼고 있는 것은 사무실 내 휴대폰 소음 문제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화부스의 귀환은 상대방을 배려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NYT는 해석했다.
한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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