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 공식 제안
정부ㆍ관련 당사국 요청 계획
원희룡 제주지사가 오는 5월로 예정된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지로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된 제주를 공식 제안했다. 제주는 그동안 수차례 정상회담은 물론 남북 첫 국방장관회담도 열리는 등 이번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지 중 하나로 언급되고 있다.
제주도는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지로 제주도를 고려해 주도록 정부와 관련 당사국 등에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앞서 원 지사는 지난 10일 발표한 제안서를 통해 “저와 67만 제주도민들은 이번 5월로 논의되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평양이나 워싱턴에서 열리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을 직접 방문하는 것에 부담이 있을 수 있고, 또 김정은 위원장이 방미하는 것이 북미 회담 성사에 부담된다면 제주가 최적지라는 제안을 드린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또 “평화의 섬 제주는 1998년부터 북한 감귤보내기 운동을 시작으로 남북 관계가 엄중한 상황에서도 남북관계의 개선과 평화를 위한 노력을 해온 평화운동의 역사를 가지 곳”이라며 “또한 세계사의 큰 획을 긋는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개최된 특별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이어 “그런 점에서 미국과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교섭해 나가는 과정에서 제주를 회담 개최지로 적극 검토해 주기를 양측에 제안한다”며 “또 제주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게 된다면 남북미 3자 정상회도 제주에서 동시에 열려 한반도 평화의 큰 성과를 남기게 되기를 온 국민과 함께 제안 드린다”고 적극적인 개최 의지를 보였다.
실제 제주는 수차례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고,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경호가 용의한 것은 물론 천혜의 자연환경과 세계적 수준의 회의ㆍ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1991년 4월 노태우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한소 정상회담이 제주에서 열렸고, 이어 1996년에는 김영삼 대통령과 빌 클린터 미국 대통령도 제주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외에도 한일 정상회담이 두차례 열렸고,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한일중 정상회의 등 제주는 정상회담 단골 개최장소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또 2000년에는 남북 첫 국방장관회담이 제주에서 열린 것을 비롯해 ‘비타민C 외교’라고 평을 받는 감귤 북한 보내기 운동을 통해 1998년 12월부터 시작해 12년간 감귤 4만8,328톤과 당근 1만8,100톤을 보내는 등 제주도는 북한과의 신뢰관계를 구축해 왔다. 여기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외조부가 제주 출신으로, 제주는 북한과 상당한 인연을 갖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도 관계자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제주에서 열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역사에 남는 것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세계평화의 섬’으로 인식될 것”이라며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제주에서 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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