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에서 깬 프로야구가 야구팬을 찾아간다. 한 달여의 해외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지난주 귀국한 10개 구단은 13일부터 시범경기에 돌입한다. 올 시즌엔 8월에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열려 정규시즌 개막이 빨라지고 시범경기도 팀 당 8경기로 축소됐지만 볼거리는 풍성하다.
가장 큰 이슈는 박병호(넥센)와 김현수(LG), 황재균(kt) 등 돌아온 빅리거 3인방의 활약상이다. 미국 진출 전 4년(2012∼2015) 연속 홈런왕과 타점왕을 독식했던 박병호는 홈런왕 판도를 뒤흔들 1순위로 꼽힌다. 김현수는 볼티모어와 필라델피아를 거쳐 친정 두산이 아닌 옆집 라이벌 LG로 옮겨 더 관심이 모아진다. 황재균도 롯데가 아닌 kt 유니폼을 입고 시범경기에서 국내 복귀전을 치른다.
사령탑을 교체한 팀들의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LG는 양상문 전 감독을 단장으로 발탁하면서 ‘삼성맨’ 류중일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한화는 한용덕 감독을 앉혔고, 장종훈과 송진우 코치도 복귀시켜 프랜차이즈 레전드 코칭스태프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크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뛸 30명의 외국인선수 중 새 얼굴은 13명이다. 그 중 KBO리그 사상 첫 대만 용병인 NC의 좌완 투수인 왕웨이중은 스프링캠프 기간 3차례 실전 등판에서 총 7이닝 7피안타 9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의 오타니’로 불린 kt의 대형 고졸신인 강백호가 지난 시즌 이정후(넥센)를 능가할지도 관심사다.
올 시즌엔 또 새로 부임한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의 의지에 따라 ‘스피드업’이 더욱 강화된다. 가장 큰 변화는 자동 고의4구 제도 도입이다. 올해부터 감독이 심판에게 고의 볼넷 의사를 전달하면 투수가 공을 던지지 않더라도 심판이 고의 4구로 인정하기로 했다.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이 제도를 도입했고, 일본프로야구도 우리처럼 올해부터 시행한다.
경기 중 포수가 투수 마운드에 올라가는 횟수도 줄였다. 지난 시즌까진 연장전을 포함해 포수는 경기당 3회까지 마운드에 갈 수 있었지만, 올해부턴 정규이닝 기준으로 한 경기에 2차례만 허용된다. 단 경기가 연장으로 이어지면 한 번 더 갈 수 있다. 비디오 판독 제도도 손질해 올 시즌부터는 감독이 그라운드에 나가지 않고 더그아웃에서도 판독 신청을 할 수 있다. 판독 시간은 최대 5분을 넘을 수 없다. 또 올해부턴 복잡한 상황이 발생하면 일본프로야구처럼 관중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심판이 마이크를 잡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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