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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슝안신구, 저탄소 녹색도시로 건설”… 시진핑 업적 염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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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슝안신구, 저탄소 녹색도시로 건설”… 시진핑 업적 염두

입력
2018.03.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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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과부하 도시기능 분담

면적 2,000㎢까지 3단계 개발

중국 대기오염 해결 시험무대

슝안지구 위치도. 코트라 베이징무역관 제공
슝안지구 위치도. 코트라 베이징무역관 제공

환경문제로 고심하던 중국이 국가급 신도시 슝안(雄安)신구를 ‘저탄소 녹색도시’로 건설할 방침이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환경ㆍ에너지 관련 사업에 제공하는 ‘녹색금융’ 정책 틀도 마련했다. 중국 정부와 관영매체는 슝안신구 건설을 두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리더십을 찬양하는 데 여념이 없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9일 양회(兩會ㆍ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의사일정 기록을 통해 “전인대 대표인 천화위안(陳華元) 중국건축3공정국유한회사 회장이 ‘천년대계’로 불리는 슝안신구를 저탄소 녹색도시로 건설하자는 건의를 제출했고 다른 전인대 대표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허베이(河北)성 내 슝(雄)ㆍ룽청(容城)ㆍ안신(安新) 등 3개 현과 주변지역을 아우르는 슝안신구는 베이징(北京)에 과부하된 도시기능을 분담하고 베이징과 톈진(天津)ㆍ허베이 등 수도권 지역의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한다. 초기 개발면적 100㎢로 시작해 장기적으로는 2,000㎢까지 3단계 개발 과정을 거친다.

사실 중국 정부는 슝안신구 건설을 시 주석 2기 체제의 핵심사업 중 하나로 간주하고 있다. 지난해 초 슝안신구 건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1980년대 개혁ㆍ개방의 실험장으로 주장(珠江)삼각주의 경제발전을 이끈 선전(深圳)경제특구, 1990년대 창장(長江)삼각주를 거점으로 한 상하이(上海) 푸둥(浦東)신구에 비견되는 국가급 신구로 지정한 건 상징적이다. 베이징(北京)ㆍ톈진(天津)ㆍ허베이의 일체화를 통해 수도권 균형발전을 이루는 핵심으로 슝안신구를 상정하고 이를 21세기 중국의 대역사로 규정했던 것이다.

실제로 시 주석은 양회를 목전에 둔 지난달 22일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주재하면서 슝안신구 건설 문제를 별도 안건으로 다뤘다. 공산당 지도부는 회의 결정문에서 “슝안신구 건설은 당 중앙의 중대한 결정이자 역사적인 프로젝트로 제19차 당대회의 정신을 전면적으로 관철하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관철해야 한다”면서 “자연에 순응하는 합리적인 도시, 자연 경관과 시대적 요구를 결합한 중국적 풍모를 갖춘 도시, 생태 우선의 녹색 저탄소 신도시로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슝안신구를 녹색 생태도시로 건설하는 건 그 자체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슝안신구가 속한 허베이성은 중국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한 지역이다. 중국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338개 도시 가운데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상위 10곳 중 6곳이 허베이성에 위치한다. 악명높은 중국의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시험무대이자 환경문제 해결의 자신감을 과시할 수 있는 프로젝트인 셈이다.

또 슝안신구 중심에는 허베이성 최대 규모의 담수호이자 국가5A급 여유경구(旅遊景區)인 바이양뎬(白洋澱)이 자리잡고 있다. 바이양뎬은 40여종의 어류와 197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갖가지 수생식물이 자라는 환경의 보고다. 연안을 따라 189개의 어촌이 형성돼 10만여명이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곳이다. 최근 물 부족과 수질 오염이 심각해진 만큼 이를 되살리는 것 역시 환경강국으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는 길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 2월 슝안신구 예정지를 둘러본 뒤 “과거 30여년간 지속된 고속성장의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새로운 도시개발 패러다임을 창출해야 하며 슝안신구는 중대한 분기점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선 ‘녹색금융을 통한 녹색생태도시 건설’로 방향을 설정했다. 인민은행을 포함한 7개 정부 부처와 위원회에서 ‘녹색금융체계 지도의견’을 발표했고, 지난해부터는 국무원의 중점 추진 정책 중 하나로 “녹색금융을 대대적으로 발전시킨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인민은행과 중앙재경대학 녹색금융국제연구원 등이 주도한 슝안신구 녹색금융 지원 방안 보고서는 녹색기술혁신투자센터 건설, 녹색건축 개발 금융 시범구 지정 등을 세부 방안을 제안했다.

마쥔 인민은행 연구국 수석경제학자는 “앞으로 5년간 녹색 사회기반시설 투자와 친환경에너지 설비 조성, 하수폐기물 처리시설 개선 등 슝안신구에 필요한 녹색투자가 최소 1,500억달러(약 160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녹색생태도시를 지향하면서 동시에 부동산 투기 대책으로 저렴한 임대주택의 대대적 공급, 정년퇴직 후 임대주택 거주권 환수 등 혁신적인 정책실험도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슝안신구 건설 예정지 전경. 신화통신
슝안신구 건설 예정지 전경. 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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