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잠적 나흘 만에 검찰에 출석해 9시간 30분에 걸친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서울서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오정희 부장검사)는 9일 오후 5시께 자진 출석한 안 전 지사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진행한 뒤 10일 오전 2시 30분께 집으로 돌려보냈다.
안 전 지사는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했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제가 가지고 있던 객관적인 사실에 대해 사실대로 말하겠다. 모욕감과 배신감을 느꼈을 많은 분께 정말로 죄송하다"고 답했다.
혐의를 인정하는지 재차 묻자 안 전 지사는 "앞으로 검찰 수사와 진행 과정에서 계속 이야기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안 전 지사는 또 성폭행 피해를 폭로한 정무비서 김지은 씨에 대해 "나를 지지하고 나를 위해 열심히 했던 내 참모였다. 미안하다. 그 마음의 상실감과 배신감, 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자진 출석한 배경을 묻자 안 전 지사는 "(검찰의) 소환을 기다렸습니다만 견딜 수가 없게…"라며 말을 흐린 뒤 미리 준비한 흰 K5 차에 올라 자리를 떠났다.
검찰은 이날 안 전 지사를 상대로 고소가 접수된 성폭행 의혹을 둘러싼 사실관계와 경위, 입장 등을 확인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동안 김 씨를 총 4차례 성폭행한 혐의(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위계 등 간음)로 고소됐다. 자신이 설립한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여직원을 수차례 성폭행·성추행했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김씨가 방송에서 성폭행 피해를 폭로한 후 자취를 감췄던 안 전 지사는 8일 오후 3시 충남도청에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검찰에 출석해 수사에 협조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돌연 취소했다.
회견을 취소하면서 "검찰은 한시라도 나를 빨리 소환해달라"고 했던 그는 이날 오후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검찰은 이날 김씨에 대한 고소인 조사도 진행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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