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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만드는 장애인 자원봉사자들

입력
2018.03.0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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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주자로 나섰던 하태규(오른쪽)씨와 어머니 오미향씨. 뉴스1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주자로 나섰던 하태규(오른쪽)씨와 어머니 오미향씨. 뉴스1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의 일등공신은 자원봉사자들이었다. 9일 개막한 평창패럴림픽에서 그들의 역할은 더 중요하다. 패럴림픽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는 5,787명으로 평창올림픽(1만4,118명) 때보다 절반 이상 줄었지만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본 대회 지원 후 떠날 예정이었다가 패럴림픽까지 봉사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열의는 뜨겁다. 자원봉사자들은 패럴림픽에서도 대회 안내를 비롯해 운영지원, 통역, 경기, 미디어, 기술, 선수단 지원, 올림픽 패밀리 의전 등 각 부문에서 대회 운영의 연료이자 윤활유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 중에서도 특별한 이들은 34명의 장애인 자원봉사자들이다. 자신도 거동이 힘든 와중에 남을 돕는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장애인 스포츠 최대의 축제인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것에 큰 의의를 두고 봉사와 헌신을 자청하고 있다. 패럴림픽에만 자원봉사자로 참가하는 하태규(24)씨는 지체장애 3급의 육상선수이다. 장애로 인해 한계를 부딪혔던 하씨는 스포츠를 통해 이를 극복하는 경험을 했다. 장애인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던 그는 다가오는 하계 패럴림픽에서 선수로 출전하는 것이 목표다. 그렇기에 이번 동계 패럴림픽 봉사는 남다르다. 그는 패럴림픽 자원봉사를 통해 자신보다 불편한 사람들을 돕고, 다른 장애인에게 희망을 주기를 원한다.

뇌전증(간질) 장애를 앓고 있는 김순예(43)씨도 수화통역 자원봉사자로 힘을 보탠다. 김씨는 국가 공인 수화통역 자격증을 따기 위해 마흔 살에 대학 문을 두드린 ‘늦깎이 대학생’이다. 고등학교 시절 수화동아리 활동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패럴림픽에서 청각장애인의 ‘귀’가 돼주기로 결심했다. 독일에서 온 카이 리커, 미국인 브라이언 콘론 등도 장애인 자원봉사자의 일원으로 대회장 안팎에서 선수단을 돕는다.

본인이 장애인은 아니어도 장애를 가진 가족이 있어 패럴림픽에 봉사를 자원한 경우도 있다. 자원봉사자 발대식과 패럴림픽 G-50 행사에서 수어통역을 맡았던 김현지씨는 청각장애를 가진 부모님 슬하에서 자라며 수어를 익혔다. 김씨는 패럴림픽을 맞아 자원봉사자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간단한 수어 동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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