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만 9400억원 피해 예상
일자리도 1만4000개 줄어들 듯
미국이 수입 철강제품에 25%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경우 국내 철강업계가 올해에만 9,400억원의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트럼프발 철강전쟁의 의미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40억2,000만달러를 기록한 한국의 연간 대미(對美) 철강 수출액이 올해 31억4,000만달러로 8억8000만달러(약 9,400억원ㆍ21.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9일 밝혔다. 대미 철강 수출 감소로 전체 대미수출은 2017년 686억달러에서 677억달러로 1.3%, 전체 철강 수출 규모 역시 354억달러에서 345억달러로 2.5%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철강재 88%에 달하는 제품에 반덤핑ㆍ상계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국내 업체인 넥스틸의 유정용 강관의 기존 46%의 관세에 추가로 25%의 관세가 더 붙어 제품가격의 71%의 관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세아제강의 유정용 강관은 지난해 6.6%의 관세가 붙었지만 31%의 관세를 물게 된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 대기업의 경우 미국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관세폭탄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포스코는 냉강압연강판에 66%, 열연강판 62.5% 관세에 25%의 관세가 붙을 경우 90%의 관세를 물어야 한다.
대미 수출감소로 인해 철강제품 생산이 줄어들면서 향후 3년간 철강 생산손실액이 7조2,300억원, 그로 인한 부가가치 손실분도 1조3,3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내다봤다. 철강업계의 고용도 위축돼 1만4,0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약 40억 달러)은 전년보다 14.9%, 알루미늄 수출액(약 2억 달러)은 10.0% 증가했다. 알루미늄 미국 수출 규모는 적지만 철강은 수출 규모ㆍ비중이 커 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대미 수출에서 철강은 5.9%, 알루미늄은 0.3%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날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긴급 민관대책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그는 “한ㆍ미 FTA 개정협상에서 미국과 많이 협의해 철강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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