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소유한 사학재단을 통해 20억원에 가까운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는 ‘친박(친 박근혜) 중진’ 홍문종(62) 자유한국당 의원이 검찰에 소환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자용)는 9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홍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홍 의원이 18대 대선을 앞둔 2012년 9~10월쯤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 경민학원이 외부에서 기부 받은 돈 19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경민학원이 서화(書畵) 구입비 명목으로 19억원을 기부 받은 뒤 홍 의원 측근인 친박연대 간부 출신 김모씨의 서화를 구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의심한다. 홍 의원이 실제 가치가 높지 않은 서화를 사들이는 것처럼 꾸몄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서화 구입비 명목 기부금 가운데 10여억원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장정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이사장이 낸 정황을 잡고, 홍 의원이 공천 청탁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장 전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됐으나 당선되지는 못했다가 2015년 8월 비례대표직을 승계했다. 홍 의원은 2013년 05월부터 1년간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지냈는데, 집권당 사무총장은 당의 재정ㆍ조직ㆍ공천 등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다.
홍 의원은 이날 “경민학원을 통해 돈을 빼돌린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저는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돈을 받고 비례대표 공천에 개입한 의혹에 대해서도 "없다"고 답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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