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철강 25%, 알루미늄 10% 관세 부과
나프타 재협상 염두 캐나다, 멕시코만 제외
트럼프 “우리 나쁘게 대우한 많은 나라가 동맹”
동맹 관계보다 자국 산업 보호 의지 재차 강조
15일 이내 발효 전까지 “미국에 위협 해소하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자국 산업과 노동자 보호를 내세워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고율의 관세부과를 강행했다. 이로써 트럼프 발 글로벌 무역 전쟁의 방아쇠는 당겨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면제를 예고했던 캐나다와 멕시코만 관세 부과 대상국에서 제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철강 업계 노동자와 노조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규제조치 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서명식에서 동맹국보다는 자국 경제 우선시하는 보호무역 기조를 유지하고 이를 위해 통상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미국 산업이 외국의 공격적인 무역관행들에 의해 파괴됐다”며 “우리를 나쁘게 대우한 많은 나라가 우리의 동맹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캐나다와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면제했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날 각료회의에서 “만약 우리가 (나프타) 합의에 도달한다면 두 나라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당장 시행 되는 게 아니라 15일 이내에 발효된다. 때문에 관세면제를 받기 위한 각국의 로비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도 당장 “대미 수출이 미국에 가하는 위협을 해소한다면 면제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향후 '소명'을 거쳐 면제국을 추가하겠다는 뜻이다. 앞서 그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하기로 한 고율 관세가 '진정한 친구들'에게는 매우 유연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한국 기업이 현지 투자를 통해 미 경제에 기여하고 있으며, 한국산 철강이 미국의 안보와 경제에 전혀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규제 조치의 근거가 된 무역확장법 232조는 안보 침해라는 잣대를 이용해 대통령 직권으로 특정 수입품에 무역 제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자국의 안보와 경제적 이해를 고려해 특정 국가를 면제하는 것도 가능하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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