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판독/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의기] 한국 프로야구가 올 시즌부터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한 ‘시간과의 전쟁’을 벌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일 규칙위원회의 심의 의결 사안을 발표했다. 이번 시즌부터 자동 고의4구 제도가 시작되고 빠른 투구를 요하는 ‘12초 룰’도 강화된다.
자동 고의4구는 감독이 심판에게 고의 볼넷 의사를 전달하면 투수가 공을 던지지 않더라도 심판이 고의4구로 인정하는 것이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관하는 국제대회에서 이미 자동 고의4구가 시행 중이고,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지난해 도입했다. 일본 프로야구(NPB)도 올해부터 시행한다. 경기 시간을 줄여보자는 '스피드 업'(경기 시간 촉진) 규정의 하나다.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의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 21분이다. 시간이 정해져 있는 축구나 농구와 달리 야구 경기 시간은 고무줄처럼 늘어나기도 한다. 2009년 LG와 KIA의 경기는 연장전 포함 5시간 58분을 기록해 역대 최장 경기로 남았다. 야구계는 늘어지는 경기시간이 팬들의 흥미를 반감시킨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보고 스피드 업 제도에 동참하고 있다.
또 KBO는 '12초 룰'을 위반하면 벌금을 내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첫 번째 위반 시 경고를 유지하되 두 번째 위반부터는 볼 판정과 함께 벌금 2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비디오 판독 제도 역시 ‘스피드 업’에 초점을 맞춰 손질됐다. 감독이 비디오판독 요청 시 그라운드에 나오지 않고 더그 아웃에서도 신청을 할 수 있도록 바뀐 것이다. 판독 시간은 최대 5분을 넘을 수 없다. 동시에 팬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구장 전광판에 KBO 비디오 판독 센터 자체 화면이 아닌 중계 방송사의 화면을 상영한다. 이외에도 KBO는 경기 중 포수가 투수 마운드에 올라가는 횟수(3회->2회)도 줄였다.
경기 시간 단축은 세계 야구의 흐름이지만 반론도 존재한다. 고의4구의 경우 한 경기 동안 몇 차례 나오지 않아 시간 단축 실효성도 없을 뿐더러 고의4구를 보는 것이 야구의 묘미라는 의견도 있다. 상대 에이스 타자를 솎아내는 고의4구 네 차례 투구 동안 묘한 긴장감이 돌기도 한다. 특히 긴박한 승부처 상황에서는 그 재미가 더하다. 이병규(44) LG 트윈스 코치는 “고의4구 도중에 폭투나 보크가 나올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러한 사례가 나온 적이 있으며 이것도 경기의 일부다”라고 해당 규정에 대해 아쉬움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의기 기자 show902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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