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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친서 다가와 받은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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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친서 다가와 받은 김정은

입력
2018.03.08 16:5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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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특사단 만난지 1시간 만에

비핵화 등 6개항 합의도 끝내

김정은(오른쪽)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5일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를 평양 노동당 본부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오른쪽)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5일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를 평양 노동당 본부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여러분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이해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 접견을 시작하고 얼마 안 돼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어 이번에 합의된 비핵화, 3차 남북정상회담 등 6가지 항목을 한달음에 이야기했다. 덕분에 평양 노동당 본부에서 진행된 접견에선 1시간 남짓 만에 합의를 끝내고 옆방으로 옮겨 만찬을 이어갈 수 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특사단 방북 에피소드를 설명하며 “북한으로서도 쉽지 않은 몇 가지 난제를 말끔하게 풀어가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리더십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특사단 인사의 발언도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국내ㆍ외 언론에 보도된 자신에 대한 평가, 알려진 이미지도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그런 평가와 이미지에 대해 무겁지 않은 농담을 섞어 여유 있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평소 김 위원장을 ‘리틀 로켓맨’, ‘미치광이’ 등의 표현으로 비난했다.

접견 당시엔 대북특사단이 노동당 본부 건물에 도착하자 김 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문 앞에서 기다려 특사단을 놀라게 했다.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때도 김 위원장은 자신의 자리가 아닌 중간으로 이동해 이를 받아갔다. 특사단은 “배려하는 모습을 많이 느꼈다”고 전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만찬에서는 주로 평양소주를 마셨고, 김 제1부부장은 “북한 음식이 입에 맞습니까”라며 세심히 특사단을 살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남 때 우리 측 인사가 ‘평양은 냉면이 최고라던데 맛보고 싶다’ ‘평양식 온반은 어떤 음식인가’라고 말했는데 첫날 만찬에 온반이 나왔고, 둘째 날 점심 때 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으로 특사단을 안내했다”고 말했다. 고방산초대소 숙소에선 특사단에 한 층을 통째로 내줬으며, 남측 KBS, MBC, YTN과 드라마채널 및 미국 CNN, 중국 CCTV 시청은 물론 국내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포털 이용도 가능했다고 한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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