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국제병원 개원허가 대상
지역 현안 공론조사 첫 사례
제주도가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원 허가를 도민 공론형성 후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정부 차원의 신고리원전에 대한 공론조사는 있었지만, 지역 차원에서 중요 현안에 대한 공론조사는 이번이 첫 사례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8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도 숙의형 정책개발청구심의회가 (도내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녹지국제병원 관련 숙의형 정책개발 청구에 대해 공론화 절차를 밟아 의견을 내기로 결정했으며, 이 같은 결론을 내린 것에 대해 존중한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이어 “‘제주도 숙의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주민참여 기본조례’에 따라 처음 적용된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청구 건은 제주만이 아니라 국내 1호 외국인 투자병원이라는 점에서 공공의료 약화, 의료영리화 논란을 빚어온 사회적 갈등 대상”이라며 “또 다른 한편에서는 투자유치 정책의 일관성 유지와 제주도 및 국가의 대외 신인도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요구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또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공론화를 통해 도민사회의 상반된 의견을 조정하고, 도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론을 형성해 제주의 자치역량을 더욱 높이는 계기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며 “그리고 수년간 지속된 소모적 논란을 끝내고 제주공동체의 공익을 위한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의료영리화저지와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이하 도민운동본부)는 지난달 1일 1,068명의 서명을 받아 제주 영리병원에 대한 숙의형 정책개발 청구인 서명부를 제주도에 제출했다.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청구 건은 ‘제주도 숙의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주민참여 기본조례’에 따라 처음 적용되는 것이다. 도는 앞으로 가칭 ‘공론조사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공론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중국 국유 부동산개발업체인 녹지그룹은 2015년 4월 제주도에 녹지국제병원을 설립하겠다고 신청했다. 보건복지부는 같은해 12월 18일 제주도가 신청한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의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설립 계획을 승인했다. 최근 서귀포시 토평동 제주헬스케어타운 내에 준공된 녹지국제병원 건립사업에는 778억원이 투입됐다. 진료과목은 성형외과, 피부과, 가정의학과, 내과 등이며 병상 수는 47개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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