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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관리 오픈한 K리그, 프로축구에 ‘판관 포청천’ 양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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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관리 오픈한 K리그, 프로축구에 ‘판관 포청천’ 양산될까

입력
2018.03.0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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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K리그1 3월 1일 개막/사진=연맹 제공

“흐름이 끊겨도 공정한 결과가 더 중요하다.”

송나라 시대 청백리의 표상인 개봉부윤이자 판관인 포청천은 북송시대의 유명한 정치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중국에서 공명정대한 판결로 유명했고 그의 일화들은 후세에 전해져 드라마로 한국 안방에까지 전달됐다.

공명정대한 판결은 스포츠 분야에도 적용이 된다. 공정한 판정이야말로 스포츠 경기를 지탱하는 핵심 지지대이지만 프로축구 K리그는 그 동안 심판 판정 문제로 여러 잡음을 일으켜왔다.

이를 바로 잡고 투명성을 강화해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올 시즌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주어진 최우선 과제다. 연맹이 지난 6일 축구회관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강도 높은 심판 평가, 자동 배정 프로그램, 거점숙소제,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 교육 및 공개 등을 내세운 이유이다. 이런 노력들이 쌓여 궁극적으로는 K리그에 판관 포청천들이 양산되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심판을 세밀하게 평가하고 심판도 이른바 승강제를 도입한 것이 첫 걸음이다. 심판들은 평가 점수에 따라 2명씩 1부 리그와 2부 리그로 자리를 맞바꿔온 결과 2012년 이후 50% 이상이 교체됐다는 게 연맹 측의 설명이다. 올 시즌은 이를 더욱 강화해 1부 리그 22명, 2부 리그 16명, 예비 17명 등 총 55명의 심판이 시즌 중 수시로 자리를 옮겨 다니게 된다. 지난해부터 K리그1에 도입됐고 올해부터는 K리그2에도 사용되는 VAR이 심판 판정에 좋은 도구로 쓰인다. 연맹 측은 “VAR이 심판 평가에 아주 좋다”고 말했다.

자동 배정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출신 지역 등의 제한 값을 두고 컴퓨터가 심판을 무작위로 배정해 공정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거점 숙소제의 경우 연맹이 마련한 전국 4곳의 거점 숙소(서울경기ㆍ영남권ㆍ호남권ㆍ제주)에 모였다가 당일 해당 경기의 주부심 및 대기심 역할을 확인한 뒤 투입된다. 심판 배정은 경기 90분 전 통보해 혹시 있을지 모를 의혹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김진형 연맹 홍보팀장은 "이렇게까지 하나 싶을 정도로 낭비인 줄 알면서 투명성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강화된 VAR의 핵심은 축구 전문 비디오 판독 장비인 호크아이의 도입이다. 최고의 VAR 신규 장비인 호크아이는 16개의 카메라를 동시에 판독할 수 있고 오프사이드 라인 그래픽 사용으로 정확한 판정이 가능하다. 유병섭 대한축구협회 VAR 전임강사는 “최소한의 개입으로 최대한의 이익을 내자는 것이 VAR을 확대 강화하는 국제축구평의회(IFAB)의 철학으로 당장 러시아 월드컵에서 도입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올 시즌부터 논란이 되는 VAR 영상은 경기 후 연맹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방침이다.

김 팀장은 “그 동안 K리그의 심판 판정을 놓고 못 미더운 인식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관례상 내려오던 것들을 오픈하지 않아 생긴 측면도 있다고 판단해 거의 처음 대외적으로 심판 관리를 공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맹은 오심보다 의심을 제거하자는 모토”라면서 “흐름이 끊겨도 공정한 결과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단 심판 징계를 공개하는 데 대해서는 여전히 유보적인 자세를 취해 옥에 티를 남겼다. 연맹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논의는 하고 있으나 심판에게 내려지는 징계를 오픈하는 것은 일종의 낙인찍기가 될 수 있어 아직은 검토가 더 필요한 부분”이라고 조심스러워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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