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야당, 안보 공세적 질문
洪 “정상회담 장소 누가 정했나”
文 “우리는 어디든 좋다고 제안
北이 남쪽 평화의집 선택한 것”
유승민 “특사단 이면합의 없었나”
정 실장 “남북 수없이 많은 접촉
6개항 합의문도 같이 만들었다”
劉 “文, 김영철 방남 사과해야”
文 “남북대화 위한 불가피한 조치
천안함 생각하면 마음 무거워”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은 ‘보수 정당의 안보 공세’로 요약된다. 오찬을 겸해 7일 정오부터 100분 동안 이어진 회동에선 주로 대북특별사절단의 방북 결과와 북한 비핵화 해법 등을 중심으로 야당 대표의 공세적 질문이 쏟아졌고, 문 대통령과 수석대북특사였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답변과 반박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대화 분위기와 관련해 언쟁이 조금 있었다고 밝혔으나,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언쟁이라기보다는 열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청와대 발표와 각 정당 브리핑을 바탕으로 참석자들의 주요 발언을 대화 형식으로 재구성해봤다.
문 대통령=지금은 우리 한반도에 중대한 고비입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이 기회를 어떻게 살려나가면 좋을지 대표들의 고견을 주십시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남북정상회담 합의 전까지 국내외에서 대북접촉이 있었습니까?
정 실장=판문점에서 주로 (대북접촉이) 이뤄졌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시다시피 북한 특사와 고위급 대표단이 왔었습니다.
문 대통령=국외에서 따로 비밀접촉은 없었습니다.
홍 대표=정상회담 개최 시기를 4월 말로 정한 것은 남측입니까, 북측입니까? 장소는 누가 정했습니까?
정 실장=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대통령에 당선되면 임기 1년 내에 남북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셨습니다. 저희는 단 한번도 국내정치와 연관해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문 대통령=예를 들면 장소는 우리는 평양, 서울 또는 판문점 어디든 좋다고 제안했고, 남쪽 평화의집에서 하겠다고 북한이 택했습니다. 시기도 북측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가급적 6ㆍ13 지방선거와는 간격을 뒀으면 좋겠다고 했고, 서로 주고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시기가 결정됐습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특사단 방북 때 우리가 북한에 (이면합의로) 약속한 게 있습니까?
정 실장=없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 이후 남북이 수없이 많은 접촉을 했고, 여러 차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6개 항의 합의문도 같이 만든 것입니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던진 것을 우리가 그냥 받은 것은 아닙니다.
유 공동대표=대북제재와 압박이 중요합니다.
문 대통령=북한에 대한 제재 및 압박은 우리가 단독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임의로 풀 수도 없습니다. 남북 대화가 이뤄진다 해서 국제적인 제재 공조가 이완될 수는 없다는 얘깁니다.
유 공동대표=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사과하셔야 합니다.
문 대통령=남북대화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으니 이해해주십시오. 천안함 폭침 유족을 생각하면 저 역시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런 비극과 희생이 없도록 우리 영토를 지켜야 하는데,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지금 회담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홍 대표=남북 합의는 핵 폐기 쪽으로 가야지, 잠정적 중단 정도에서 그치면 큰 국가적 비극이 올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비핵화입니다. 하지만 단숨에 핵 폐기까지 가는 것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핵 폐기를 목적으로 로드맵을 거쳐서 완전한 핵 폐기에 이르도록 합의를 해야 합니다. 입구는 동결, 출구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뜻입니다. 미국과 그 구체적인 방법을 집중적으로 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홍 대표=만약 4월 정상회담이 핵 개발을 위한 북한의 시간벌기용이었던 것으로 추후 판명된다면 대책은 있습니까?
문 대통령=그렇다면 홍 대표는 대책을 갖고 계십니까?
홍 대표=정부와 군사, 국제사회 정보를 총망라하고 있는 대통령이 그걸 나한테 물어보면 어떻게 합니까?
유 공동대표=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발언이 자주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문 특보의 발언은 전체 맥락을 보지 않고, 한 대목만 떼어 놓고 문제를 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기본적으로 정부 관계자들이 똑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면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봅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이렇게 모였으니 개헌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개헌은 국회가 주도해서 논의를 끌고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홍 대표=안보 벗어난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만 합시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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