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회 민주평화당 의원(전북 김제ㆍ부안)이 과거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들고양이를 안락사 시켜야 한다고 했던 사실이 공개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김 의원의 발언이 담긴 회의록이 돌면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가 공개하는 ‘국회회의록’ 시스템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해 정기국회 기간 열린 11월 2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위 회의에서 “길고양이는 백해무익하다”며 “모두 중성화 수술을 하기 어려우니 안락사 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소위에선 동물보호법 개정안 중 모든 길고양이를 구조ㆍ보호조치 대상에 포함시켜 중성화 후 방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논의하던 중이었다.
당시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길고양이는 2013년 기준으로 전국에 약 110만 마리 이상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며 “현재는 훨씬 늘었을 텐데 다 포획해서 중성화 수술을 하기도 어렵고 보호센터에 다 넣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부처의 검토 의견을 설명했다.
이어 소위 위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속기록에 따르면, 김종회 의원은 김 차관에게 길고양이 중성화 조치와 관련해 질의하면서 “수가 이렇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니까 중성화도 중성화지만 안락사 시키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차관은 ‘동물보호 원칙’과 상충 돼 중성화 조치를 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들고양이가 존재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유익한 점이 한 가지라도 있느냐”며 “없지 않느냐. 그러면 이 법이 분명히 악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동물보호가 중요하지만 아직까지 인간은 인간 중심”이라며 “이건 들고양이이고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가 의지를 갖고…(바꾸라)”라고 하기도 했다.
김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이 담긴 회의록이 5일부터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뒤늦게 파장이 일고 있다.
김 의원의 페이스북 계정에도 항의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네티즌은 “길에 버려진 고양이는 대부분 인간이 키우다 버린 것이기 때문에 수많은 ‘캣맘’들이 이들을 위해 밥을 준다”며 “김 의원의 발언에 화가 난다”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지구의 주인이 사람이냐”며 “길고양이도 사람과 공존해야 할 죄 없는 존재”라고 썼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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