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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뛰어내려라” 댓글에 실제 투신… 개인방송 규제 다시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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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 “뛰어내려라” 댓글에 실제 투신… 개인방송 규제 다시 도마에

입력
2018.03.07 17:2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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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우울증 30대 여성 술에 취해

방송중 신세 한탄하며 자살 암시

네티즌 조롱하자 실행에 옮겨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부산에서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던 30대 여성이 생방송 도중 투신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해당 개인방송 진행자(BJ)는 자신의 자살을 방송에서 예고했지만 일부 네티즌들이 말리기는커녕 조롱하거나 방조한 것으로 전해져 개인방송에 대한 법적 규제 등 제도 정비의 필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7일 부산 사상경찰서에 따르면 5일 오후 2시 7분쯤 부산 사상구 한 원룸에서 인터넷 1인 방송을 진행하던 A(35ㆍ여)씨가 시청자들과 대화 도중 8층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 지나가던 행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가 곧바로 A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1시간여 만에 숨졌다.

경찰이 A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해당 인터넷 방송사 녹화 영상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A씨는 ‘부산에서 밥이나 묵자’라는 제목으로 개설한 인터넷 방송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방송을 이어 가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다. 당시 20여명의 시청자들이 접속한 가운데 A씨는 “이틀 뒤인 7일이 무슨 날인지 아냐” “다들 잘 있어, 간다”라며 방송 이틀 뒤인 7일 자살할 것임을 암시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반신반의하며 “지금 뛰어내려라”는 등 자살을 방조하는 듯한 댓글을 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는 “지금 나를 놀리느냐”며 갑자기 키우던 반려견 2마리를 먼저 창문으로 던지고 본인도 투신을 했다.

경찰 관계자는 “5년 전부터 BJ로 활동해온 A씨는 최근 남편과 이혼 후 극도의 우울증을 겪으며 혼자 생활해왔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확보된 영상은 약 3시간 분량으로 시스템상 영상만 녹화돼 있고, 댓글은 저장되지 않아 조롱성 내용은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당시 대화방에 있었던 회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A씨가 사망하자 일부 네티즌들과 동료 BJ들은 장례비를 모금해 부산 수영구의 한 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했다. 이날 한 BJ는 A씨의 장례식장을 자신의 방송에서 생중계를 해 많은 네티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해당 BJ는 “추모의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자살 장면이 고스란히 생중계 되면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개인방송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했다. 현재 인터넷 방송은 2015년부터 자율규제 가이드라인을 따르게 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나 청소년보호법에 근거해 적나라한 노출, 마약 유통 등과 같은 ‘불법ㆍ유해정보’일 경우에만 심의할 수 있다.

박정희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국장은 “정부가 인터넷 방송의 문제를 잡기 위한 노력은 하고 있지만 개인 방송에 대한 규제나 단속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며 “1인 미디어시대를 맞아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선에서 최소한의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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