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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지 않은 ‘북한발 보따리’가 미국 설득 히든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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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지 않은 ‘북한발 보따리’가 미국 설득 히든카드

입력
2018.03.07 17:3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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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ㆍ서훈, 8일 미국 방문

9일 트럼프 만나 北 메시지 전달

중ㆍ일ㆍ러 등에도 방북 성과 공유

[대북특사 입국3] 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6일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북특사 입국3] 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6일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북특별사절단 수석대표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8일 미국을 방문해 ‘북한발(發) 협상 보따리’를 풀어 놓을 전망이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하며 북미 대화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기자들과 만나 “정 실장과 서 원장이 8일 미국으로 가는 것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주요 인사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방미단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애초 1박 2일로 잡힌 방미 일정을 하루 연장해 2박 4일 동안 미국에 머문다.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은 9일이 유력하다.

정 실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은 북미 대화의 단초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와 핵ㆍ미사일 모라토리엄(잠정 중단) 카드를 꺼내면서 미국에 일보 양보하는 자세를 취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대북특사단이 공개하지 않은 북한의 대미 협상 카드도 추가로 있을 정도로 북한이 대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도 북미 대화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앞서 정 실장은 6일 방북 결과 보고 기자회견에서 “다 말씀드릴 순 없지만 미국에 전달할 북한의 입장을 저희가 추가적으로 갖고 있다”고 미국을 설득할 히든 카드가 있음을 시사했다.

청와대는 정 실장이 지참한 히든 카드에 일단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회담에 임하려는 북한의 의지와 자세 또는 비핵화에 대한 더 구체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석방을 제안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북한 내 억류된 미국인 문제는 장기간 북미 간 갈등의 단초가 됐었다. 지난해엔 북한에 억류됐던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석방됐으나 미국으로 송환된 후 사망해 미국 내에서 강한 반북 정서가 형성되기도 했다.

청와대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문제 당사국을 방문해 방북 성과를 공유하고 협조를 당부할 방침이다. 남북대화 추진을 위해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겠다는 뜻이다. 미국을 설득하는 지렛대로 사용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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