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 “권력 다툼서 밀려나
트럼프 곁엔 보호무역 매파만”
백악관 보좌진 43% 교체됐다
미국 백악관에서 관료들의 사퇴가 잇따르는 가운데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6일(현지시간) 사임 의사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분야에 대한 ‘관세 폭탄’에 마지막까지 반대했던 콘 위원장이 사의를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맞설 균형추가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 리더십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콘 위원장의 사의 표명은 이날 뉴욕타임스(NYT) 보도를 통해 가장 먼저 알려졌다. 콘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일률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기 전날인 지난달 28일 “대통령이 관세 조치를 고수한다면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친 바 있다. 이에 미 언론은 일찌감치 그의 사임 가능성에 주목해 왔다.
이날 콘 위원장은 여러 이유로 백악관을 떠나게 됐다고 했지만,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를 놓고 벌어진 권력 다툼에서 밀려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 출신이자 자유무역론자인 콘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결정을 유도한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대척점에 섰던 인물이다. 그는 로스 장관의 관련 보고서에 대해서도, 철강과 알루미늄을 사용하는 자동차 분야와 같은 산업에서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았다며 동료들에게 ‘최악’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콘 위원장의 사임은 수주 안에 확정될 예정이다. 그가 백악관을 떠나면 보호무역주의 경향이 강한 매파들만 트럼프 대통령 곁에 남게 된다. NYT는 브루킹스연구소 집계를 인용해 콘 위원장 사임까지 합하면 지난해 출범 당시와 비교해 백악관 보좌진의 43%가 교체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외의 강력한 반발에도 철강 관세 조치를 끝까지 관철시킬 것으로 미국 언론은 전망했다. 경제 전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출마 꿈을 키운 1999년부터 보호무역주의자였다”며 “공화당 의원들마저 자유무역주의자가 대부분이지만 중간선거(11월6일)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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