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섹, 전날 1조원어치 장외 대량매각
코스닥 2%ㆍ코스피 0.4% 동반 하락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일부 내놓은 여파로 코스닥 바이오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여파로 코스닥 지수도 2% 이상 내려앉았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테마섹은 전날 장 종료 후 보유하던 셀트리온 지분 224만주(1.79%)와 셀트리온헬스케어 290만주(2.10%)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팔았다. 매각가는 6일 종가 대비 9% 할인된 가격으로 결정됐다. 테마섹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약 1조원을 회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테마섹을 필두로 기관투자자들이 셀트리온의 최근 상승세를 차익실현 기회로 삼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해당 종목의 주가는 블록딜 가격보다 더 떨어졌다. 셀트리온은 전 거래일보다 4만5,000원(12.16%) 하락한 32만5,000원을 기록했으며 셀트리온헬스케어(-11.89%), 셀트리온제약(-8.73%)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셀트리온은 홈페이지에 “테마섹이 운영 펀드 내 리밸런싱을 위해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는 설명과 함께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장기 투자자로서의 포지션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며 진화에 나섰다.
‘셀트리온 3형제’의 급락 여파는 바이오주 전반으로 이어졌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신라젠(-4.22%), 바이로메드(-5.49%), 티슈진(-3.13%) 등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는 대부분 급락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8.18포인트(2.12%) 하락한 841.03을 기록했다.
코스피도 남북관계 해빙에 대한 기대감이란 호재보다는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우려라는 악재에 더 큰 영향을 받으면서 하락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왔다는 평가를 받던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여기에다가 선물 옵션 동시 만기일인 ‘네 마녀의 날’을 하루 앞두고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도 이어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59포인트(0.40%) 하락한 2,401.82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42억원, 2,165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이들은 여러 종목을 한꺼번에 매매하는 프로그램매매를 통해 4,22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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