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맥주 생산업체 하이트진로가 ‘소주 우선 전략’을 강화하면서 소주는 ‘하이트진로’, 맥주는 ‘오비맥주’라는 국내 주류업계 양강 구도가 점차 굳어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맥주만 생산하던 경남 마산 공장에 소주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취약지역인 영남 소주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주 생산시설 확대로 소주 생산량은 연간 102만㎘(킬로리터)에서 117만㎘ 늘어나게 된다”며 “10%에 불과한 영남권 소주 시장 점유율도 향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원 전주 마산 등 전국에 3개 맥주공장을 가동하던 하이트진로의 소주 생산 우선 전략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했다. 2011년까지 국내 맥주 시장 1위 자리를 지켰던 하이트진로는 판매 부진으로 지난해 맥주 공장 가동률이 50%를 밑돌자 공장 매각 등 맥주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그 사이 업계 1위 오비맥주와 격차는 더 벌어졌다. 2012년 50%를 갓 넘었던 오비맥주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0%까지 늘어났다. 반면 45%에 육박했던 하이트진로의 맥주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0%아래로 내려 앉았다.
주류업계는 마산 맥주 공장에 소주 생산시설이 추가되면서 향후 하이트진로의 소주 시장 점유율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소주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어섰다. 반면 하이트진로의 이번 결정으로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맥주 시장 1위 다툼은 사실상 막을 내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맥주와 소주 시장을 모두 잡으려던 하이트진로가 최근 소주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예전처럼 맥주 시장에서 업체 간 순위 바뀜 현상이 당분간 발생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