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와 다른 불법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는 이상득(83) 전 의원이 6주 만에 다시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 전 의원이 어떤 경위로 돈을 전달받아 누구에게 건넸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7일 오전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도착한 이 전 의원은 비서진 부축을 받아 휠체어로 갈아탔다. “인사청탁 대가로 돈 받은 것 인정하느냐”, “국정원 특활비 수수를 여전히 부인하는가”, “이명박 전 대통령 소환의 심경이 어떤가” 등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그는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쏟아지는 질문에는 눈을 질끈 감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2008년 이 전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8억원을 건네 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 2011년 2월 억대의 국정원 특활비를 받은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인사청탁과 함께 이 전 의원에게 8억원, 이 전 대통령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에게 14억5,000만원을 건넨 정황이 담긴 비망록과 자금관리장부 등을 확보했다. 또 2011년 당시 국정원 직원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 발각 사건으로 사퇴 압력을 받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이 전 의원에게 뒷돈을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1월 24일 검찰 소환 통보를 받은 이 전 의원은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출석을 미루다 식사 도중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실려가 치료를 받았다. 이틀 후 검찰에 출석한 이 전 의원은 본인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건강 문제로 조사를 받지 못하겠다고 주장해 3시간여만에 귀가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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