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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 직접 소통 채널, 분단 이후 처음… 긴장 완화 촉매제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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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 직접 소통 채널, 분단 이후 처음… 긴장 완화 촉매제 될 듯

입력
2018.03.07 09: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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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통전부 핫라인 MB때 단절

군 통신선 통해 남북 소통 이루어져

문 대통령ㆍ시진핑은 작년 12월 합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5일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로부터 문재인 대통령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5일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로부터 문재인 대통령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이 6일 정상 간 ‘핫라인’ 설치에 합의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서로 언제든 통화할 수 있게 됐다. 남북의 최고 의사결정권자 간에 직접적인 상시 소통 채널을 확보한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다. 한반도의 군사적 우발사태에 신속히 대응하고 긴장완화를 위한 접촉면을 넓혀 남북관계가 급진전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핫라인은 말 그대로 직통전화다. 외교적으로 복잡한 절차를 거칠 것 없이 전화 한 통화로 국가 간 신속하게 의견을 주고받기 위한 수단이다. 정상 간 핫라인의 시발점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다. 당시 일촉즉발의 위기를 면한 미소 양국은 우발적 사고나 오해만으로도 3차 세계대전이 촉발될 수 있다는 데 공감해 이듬해 워싱턴과 모스크바를 연결하는 최초의 핫라인을 설치했다.

과거 남북은 1972년 7ㆍ4 공동성명 당시 중앙정보부와 조직지도부, 2000년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가정보원과 통일전선부 사이에 핫라인을 운영했지만 이번처럼 정상 간 직접 채널은 아니었다. 주변국을 보더라도,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4대 원칙’에 합의하고서야 핫라인 구축에 합의했다. 정상 간 핫라인은 국가 간 신뢰를 질적으로 높이기 위한 상징적이면서도 실질적인 조치인 셈이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들어 핫라인이 끊긴 이래 남북 간 소통은 주로 군 통신선을 통해 이뤄졌다. 서해지구 군 통신선은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 출입사무소(CIQ)에 6개 회선이 갖춰져 있다. 개성공단 통행지원과 우발적 충돌 방지라는 경제적, 군사적 용도로 각각 3회선을 운영해왔다. 전화기 2회선과 팩스 1회선으로 구성돼 음성통화나 문서를 주고 받을 때 쓰인다. 통행지원용 통신선은 2016년 2월, 충돌방지용 통신선은 2008년 5월부터 단절됐다가 올 1월 남북 간 합의에 따라 재개됐다. 군 당국은 강원도 고성 CIQ에도 3회선의 동해 군 통신선을 설치했지만 2010년 11월 산불로 소실된 상태다.

하지만 기존 통신선은 청와대가 지시를 내리고, 북측에 전하고, 다시 답신을 받아 보고하는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번거로움이 적지 않다. 반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에 핫라인이 개설될 경우 중간단계 없이 신속하고 편하게, 또 훨씬 빈번하게 남북 정상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정상 간 핫라인은 남북관계를 구조적으로 개선하고 긴장 수위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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