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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수년 만에 진지한 노력”… 특사단 방북에 조심스런 긍정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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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수년 만에 진지한 노력”… 특사단 방북에 조심스런 긍정 평가

입력
2018.03.06 22:5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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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거짓된 희망일지 모른다”

北 의도 더 지켜보겠단 의지도

靑 정의용 실장 이번 주 방미 후

트럼프 정부 구체적 대응 나올 듯

비핵화 ‘과정’ 준비 여부가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특사단 방북 결과 발표에 대해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긍정 평가를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오전 트위터에서 한국 정부의 특사단 방북 결과 발표에 대해 “북한과의 대화에 가능성이 있는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수년만에 처음으로 모든 관련 당사국들에 의해 진지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고, 기다리고 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어쩌면 거짓된 희망일지도 모른다”며 “하지만 미국은 어떤 방향으로든 굳세게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올린 트위터에서 한국의 특사단 방북을 전하는 기사를 링크하며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반응은 북한이 김정은 집권 이후 비핵화 의사를 처음 표명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북한의 의도를 좀 더 지켜보며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의 구체적 대응은 이번 주 방미하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의 논의 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평양에서 진행된 우리 특사단과 북한 측과의 접촉에 대해, 미국 정부에서는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부터 조심스럽게 낙관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국방부 로버트 매닝 대변인은 전날 남북 대화 진행에 대해 "우리는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분명히 그 대화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매닝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방어를 위한 군사 작전들을 확실히 유지하는 게 우리의 임무"라며 "한미 동맹 안에서 한국 측 인사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백악관도 한국 대북 특사단이 이번 주 후반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백악관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대화하고 있고, 북한에 대한 한미 양국의 일치된 대응에 관해서 긴밀한 협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대화의 전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한미공조가 튼튼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남북대화에 대해서도 기대를 드러낸 것이다.

체제 안전보장 등의 전제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북한이 김정은 집권 이후 최초로 명시적으로 비핵화 의사를 밝힌 만큼 북미대화의 공은 미국에 넘어간 상황이다. 정 실장 방미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 의사가 일정부분 성의를 갖췄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미국은 탐색적 수준을 넘어서는 본격적인 북미대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 언론들은 일제히 북한의 비핵화 의사 표명과 남북 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중대한 진전으로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수년간의 핵실험과 미사일 기술 진전 이후 중대한 반전”이라고 전했고, 뉴욕타임스도 “그동안 핵무기는 협상대상이 아니라고 밝혀온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체제 안전 보장을 전제로 핵무기 포기를 논의할 의향을 밝힌 것은 처음”이라며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은 중대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다만 변수는 트럼프 정부가 비핵화의 구체적 과정에 대해 충분한 준비를 마쳤는지 여부다. 트럼프 정부는 그 동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입장을 견지해 왔지만, 비핵화 과정에 대해서는 밝힌 적이 없다. 이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 입장 표명의 의도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대북 강ㆍ온파간 갈등이 벌어져 대화의 ‘골든 타임’을 놓치는 결과도 우려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핵 문제에서 새로운 국면이 열렸지만 미국이 이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느냐”며 대북 정책의 명확한 목표 설정과 프로세스를 분명히 할 것을 주문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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