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부 “긍정적 결과” 한밤 이례적 담화
日 정부 북미대화 촉각 속 ‘재팬 패싱’ 우려
한국 정부의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의 김정은 노동당위원장 면담에 대해 중국과 일본은 남북간의 접촉을 예의주시하며 각각 상반된 입장을 유지했다. 중국은 미국 측에 거듭 북한과의 대화를 촉구했고, 일본은 북미대화 성사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재팬 패싱(Japan Passing)’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6일 특사단 소식을 일제히 전하면서 미국을 향해 대북 직접대화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논평기사에서 “남북이 최근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상호 접촉을 적극적으로 전개한 결과 남측 특사단이 평양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는 등 한반도 긴장 정세가 완화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며 “우리는 이번 남북 대화가 한반도 문제 해결의 핵심 당사자인 북미 양국의 직접대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 안정의 기회가 어렵게 조성된 상황에서 미국은 강경일변도의 대북제재만을 고집하지 말고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관영 환구시보도 서울발 기사로 “특사단을 김 위원장이 곧바로 만남으로써 남북 최고지도자간 간접 정상회담이 성사됐다”며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로 이어지기 위해선 북미를 포함해 유관 각국의 다양한 대화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특사단의 김 위원장 면담에 대해 “현시점에선 (한국측으로부터) 특별한 설명을 받지 않았다”며 “외무장관이나 국장 등 다양한 레벨에서 확실히 설명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방법으로 핵ㆍ미사일 계획을 포기한다고 동의하고 구체적 행동을 보이도록 요청해 가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못박았다.
특히 스가 장관은 “북한과의 과거 대화가 비핵화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교훈에 충분히 입각해 대응해야 한다”며 “대화를 위한 대화는 지금까지 전혀 의미가 없었다”고 기존의 일본 정부 입장을 유지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장관도 “경제제재 효과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필사적으로 ‘미소외교’를 시도하고 있다”며 “한국으로부터 제대로 설명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에선 급격한 대화국면으로 자국만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일본 정부 내에선 한국 특사와 김정은 위원장의 회담이 비핵화를 전제로 한 미북대화로 발전되는데 대한 걱정이 강하다”며 “한국에 더해 미국까지 대화에 응하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압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미북대화로 일본과 미국의 보조가 흐트러져 일본이 고립될 수 있다”는 방위성 간부의 언급을 소개하는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조만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특사단 방북 결과를 전달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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