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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도끼, 안희정에 발등 찍혔다” 충남 공직사회는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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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도끼, 안희정에 발등 찍혔다” 충남 공직사회는 충격

입력
2018.03.06 10:5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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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평소 여성친화적인 이미지

공무원들 “상상도 못해…” 토로

6일 안희정 충남지사가 출근을 하지 않아 그가 타던 관용차가 지하주차장에 서있다. 이준호 기자
6일 안희정 충남지사가 출근을 하지 않아 그가 타던 관용차가 지하주차장에 서있다. 이준호 기자

“여성 수행비서를 임명할 때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설마 이런 일이 터질 줄이야…”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여비서 김지은(33) 정무비서를 상습 성폭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남 지역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특히 피해자에게 사과를 한 뒤에도 또다시 성폭행을 저지른 안 전 지사의 행태에 공무원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안 전 지사는 평소 여성친화적인 이미지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여직원들과의 소통도 원활한 편이었다. 하지만 안 전 지사가 김지은 비서를 수행비서를 두면서 주변에서 의문을 가지는 시선이 늘어났다. 업무 특성상 잦은 출장을 함께 해야 하는 비서를 여성으로 채용하는 것이 올바른 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다만 누구보다 자기 관리에 철저한 안 전 지사의 인격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게 주변 측근들의 전언이다.

안 전 지사는 차기 유력한 대권 후보로 꼽혔던 만큼 더욱 몸가짐을 조심해야 했기에 이번사건을 받아들이는 주변의 충격은 클 수 밖에 없다. 특히 대외적으로 인권ㆍ민주주의자를 자처하며 이면에서 성폭행을 저지르는 이중적 행태를 보였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안 전 지사는 결국 6일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고, 충남도의회에 제출한 사직서는 곧바로 수리됐다.

안 전 지사의 이중적 행태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컸다. 6일 청사에서 만난 한 직원은 “평소보다 30분 일찍 출근해 동료들과 얘기를 나눴는데 한결같이 지사가 그런 일을 저지르리라고 상상을 못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 여직원은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기분이다. TV 뉴스를 보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떨려서 잠도 못 잤다”고 가시지 않는 충격을 전했다.

전날 폭로가 있기 전 안 전지사가 미투 운동 장려를 한 직원 만남의 날에 참석했던 직원들은 “설마 진짜 그랬을까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안 전 지사가 이날 “최근 확산 중인 미투 운동은 남성 중심적 성차별 문화를 극복하는 과정”이라며 동참을 호소한 것에 대한 반응이었다.

김씨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해외 출장에 동행했던 직원들도 마찬가지 심정을 전했다.

 도 한 고위 공무원은 “안 지사가 충남도 개청 이래 처음으로 여성 수행비서를 임명했을 때 내부에서 어리둥절했던 게 사실”이라며 “비서실에도 유독 여성 직원이 많았지만, 이런 황당한 일이 터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해 더 충격적이다”라는 심정을 토로했다.

충남도공무원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도지사라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자가 수행비서를 반복적으로 성폭행했다는 것은 어떤 방법으로 용서가 안 되는 행위”라며 “성역 없는 경찰의수사와 함께 강력한 형사처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홍성=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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