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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판타스틱영화제, 전 간부 성추행 사건 공식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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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판타스틱영화제, 전 간부 성추행 사건 공식 사과

입력
2018.03.0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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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천시청 인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판타스틱오피스. BIFAN 홈페이지 캡처
경기 부천시청 인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판타스틱오피스. BIFAN 홈페이지 캡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조직위원회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던 여성이 과거 조직위 간부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경찰 내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조직위가 뒤늦게 공식 사과했다.

조직위는 지난 5일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에서 “위계의 상부에 있는 전 고위간부에 의해 (성추행) 사건이 일어났다는 점에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라며 “공개적으로 폭로에 나선 용기에 대해 감사를 드리고 그간 고통과 피해에 대해 알아차리지 못함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보낸다”고 사과했다.

다만 조직위는 “성추행 피해는 2013년에 있었던 사건이고 언급된 전 간부는 2015년 12월 퇴임한 상태였기에 2016년 새롭게 출범한 현재 영화제 집행부는 진상을 파악하기가 어려웠다”라며 “2차 피해 가해자로 지목된 현 임원에 대해선 (피해자인) 전 프로그래머가 명예훼손으로 민사ㆍ형사 소송을 제기한 상태라 소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언급을 자제했다”고 해명했다.

조직위는 이어 “개인의 성 평등 의식뿐만 아니라 위계에 의한 폭력에 제대로 거부하지 못하는 권위적인 조직문화에도 (원인이) 있다고 보고 쇄신해 나갈 것을 약속 드린다”라며 “문화계의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하며 그 확산이 성 평등과 탈 권위의 문화로 자리 잡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2003년부터 BIFAN 조직위에서 근무하다 2016년 9월 퇴사한 전 프로그래머 A(39)씨는 최근 2013년 10월 사무실에서 당시 조직위 간부 B(63)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B씨가 다른 사람이 있는 데서 엉덩이를 만졌다”며 “또 ‘성추행 사실을 빌미로 전 고위 간부를 협박해 고용을 유지했다’는 소문으로 2차 피해도 당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성추행 의도는 없었고 (당시 문제 제기 이후) 사과도 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A씨의 성추행 폭로와 관련해 내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는 내사 단계로 정식 수사로 전환할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은 사실관계가 파악되면 수사로 전환해 A씨와 B씨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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