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처럼 한 지역에 여러 사람이 많이 모이면 감염병에 걸리기 쉽다. 이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감염병의 하나가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기간 중 42건, 2002년 한일 월드컵 전후 27건, 2003년 38건 발병, 국제교류가 활발한 시기에는 평소보다 환자가 급증한다. 때문에 대한결핵협회는 수막구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평창동계올림픽 운영인력을 대상으로 수막구균 예방백신을 접종했다.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뇌와 척수를 둘러싼 얇은 막인 뇌수막에 수막구균이 감염돼 염증을 일으키면서 발병한다. 초기에는 고열 구토 두통 등 초기 감기증세와 비슷해 전문가들도 제대로 진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갑자기 의식이 혼탁해지는 등 증상이 급속도로 악화돼 24시간 이내 10명 중 1명은 사망하고 생존하더라도 5명 중 1명은 사지절단 청력상실 뇌손상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면역력이 약한 만 1세 미만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생후 6개월 이내 발병한다. 6개월 이내 영아는 엄마에게서 받은 면역력이 점차 떨어지면서 수막구균 등 세균에 감염될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예방접종으로 능동면역을 형성해줄 필요가 있다.
수막구균 질환의 또 다른 특징은 감염자나 보균자를 통해 주변에 빠른 속도로 전파된다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의 10~20%는 수막구균 보균자로 확인된다. 따라서 면역력이 낮은 사람이나 군대 대학 기숙사 등 단체생활을 하는 성인, 건강한 소아나 성인 중 수막구균 유행지역 여행이나 지역 유학생에게 접종이 권고된다.
GSK의 ‘멘비오’는 수막구균 4가 백신으로는 유일하게 생후 2개월 이상 영ㆍ유아에게 접종이 가능한 백신이다. 침습적 수막구균 질병을 일으키는 주요 혈청군인 A, C, Y, W-135를 모두 예방한다.
미국 캐나다 호주에서 생후 2~23개월 영아에게 실시한 임상 연구결과, 수막구균을 일으키는 주요 혈청군인 A, C, Y, W-135에서 우수한 면역 원성과 내약성을 보였다. 이러한 우수한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안전청(EMA)을 포함한 60여개국에서 허가를 받아 쓰이고 있다. 국내에는 2012년 수막구균 예방 백신으로 첫 승인을 받았으며, 수막구균 백신 국내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멘비오는 생후 2개월부터 접종 가능하며, 7~23개월에 접종을 시작한다면 최소 3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면 된다. 만2세부터 55세까지는 1회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건강한 어린이나 성인 가운데 수막구균 유행지역 여행이나 군대 신병, 기숙사 거주 예정인 대학생, 유학생 등은 수막구균 백신을 접종할 필요가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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