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의 사상자를 낸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공사장 추락사고의 원인이 건물 외벽에서 안전작업발판(SWC)을 지탱하는 고정장치 '앵커'의 결함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5일 오전 10시 이 사고 중간 수사 발표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현장감식 등 합동조사를 벌인 결과 앵커 조립 등에 문제가 있을 개연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앵커는 고깔 형태의 클라이밍콘과 30~40㎝ 길이의 철근 타이로드(앵커 축)로 구성된다. 볼트와 타이로드를 이용해 클라이밍콘을 슈브라켓과 연결하고, 이 슈브라켓이 안전작업발판의 무게를 지탱하는 구조다. 한 개의 안전작업발판에는 모두 4쌍의 슈브라켓과 앵커가 설치된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클라이밍콘 4개가 타이로드와 분리돼 슈브라켓과 결합된 채 추락한 사실을 확인했다. 클라이밍콘이 빠진 4개 구멍에는 모두 타이로드가 남아 있었다. 국과수는 슈브래킷과 클라이밍콘의 연결이 정상인 만큼 클라이밍콘과 타이로드의 연결에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애초 앵커 매립 과정에서 부실시공 등으로 문제가 생겼는지, 앵커 부품에 결함이 있었는지 등은 보다 정밀한 감식이 필요하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앵커 결함이 사고 원인으로 좁혀짐에 따라 매립 시 타이로드와 클라이밍콘의 적정 연결 여부, 철근 작업과 앵커 매립 작업 간 혼선으로 인한 임의조정, 콘크리트 작업 시 거푸집과 맞추기 위한 임의조정, 시방서상 앵커 제품과 실제 시공된 제품의 동일성 여부, 앵커 제품 자체 결함 등에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SWC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의 문제발생 여부를 살피기 위해 유압실린더 및 호스 불량, 인상작업용 유압기 불량, 인상작업 장치의 결함, 유압기 조작 과실 등 다른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최해영 해운대경찰서 형사과장은 “가능한 모든 추락 요인을 염두에 두고 관련 관계자들을 조사할 예정이며, 작업일지와 도면 등 관련자료도 분석할 방침"이라며 “작업현장 안전관리 소홀 여부와 하도급 관련 적법성 여부도 당연 수사 대상”이라고 말했다.
부산=목상균 기자 sgm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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