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초ㆍ중학교 운동부 기숙사 운영 못한다

“선수들 인권보장 위한 조치”

고교는 입시 등 감안 유지키로

게티이미지뱅크

이달부터 경기도 내 초ㆍ중학교의 운동부 기숙사 운영이 전면 금지된다.

도교육청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과 정서ㆍ신체적 발달을 위해 대학입시를 앞둔 고등학교를 제외한 초ㆍ중학교의 운동부 숙소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도교육청은 2015년부터 기숙사를 운영하는 초교 34곳, 중학교 76곳에 이런 방침을 고지해왔다. 현재까지 대부분 학교가 도교육청의 기숙사 운영 금지 지침에 동의했으나, 사립 중학교 1곳이 “학부모들과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운동부 기숙사 운영은 학교장 권한이다. 도교육청은 해당 학교를 상대로 기숙사 운영을 중단할 것을 설득하는 한편, 폐지를 결정한 학교에는 기존 시설에 대한 관리계획을 5월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도교육청이 운동부 기숙사 운영을 금지하는 것은 숙소 생활에서 벌어지는 선후배 위계질서 문화, 과도한 훈련 등으로 학생 선수들이 기본권을 침해 받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된 데 따른 것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조기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학생의 목표가 ‘운동’ 한 가지로만 설정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육성하는 엘리트주의에서 벗어나 더 많은 학생이 자신의 재능과 진로를 탐색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조치에서 고등학교는 체육특기자 입시 등을 고려해 제외됐다. 대중교통으로 통학할 때 1시간 이상 소요되는 학생 선수들을 위한 기숙사 운영이 가능하다. 운동부 기숙사가 있는 도내 고등학교는 59곳이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