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7개월 만에 대북특사 파견
대통령 전용기로 서해직항로 이용
평양 백화원초대소에서 머물 듯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하는 대북특별사절단은 2007년 8월 이후 10년 7개월 만에 평양 땅을 밟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 친서를 휴대하고 대통령 전용기도 이용할 전망이다. 다만 일정은 1박 2일로 짧게 해 군더더기를 뺀 실무형 방북에 초점을 맞춘 것도 특징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4일 “특별사절단은 5일 오후 특별기 편으로 서해직항로를 통해 방북한 뒤 1박 2일간 평양에 머문다”고 발표했다.
대북특사 파견은 2차 남북정상회담 일정 조율을 위한 2007년 8월 김만복 당시 국가정보원장 방북 후 처음이다. 김 전 원장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친서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이번에도 정 실장은 문 대통령 친서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친서 전달 여부와 관련, “지금 말씀을 드리긴 어렵지만 지난번 김여정 특사 방남 상황을 다시 복기해보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지난달 10일 청와대를 예방한 자리에서 자신을 특사라고 소개하며 김정은 위원장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한 바 있다. 정 실장도 김 제1부부장과 같은 특사 자격이기 때문에 친서를 가져갈 것이란 설명이다.
대북특사단이 이용할 특별기는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2호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대통령 전용기가 뜨고 내리는 성남 서울공항에서 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직항로를 이용한 남측 항공기의 평양행은 2015년 10월 남북 노동자축구대회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북측의 경우 지난달 9일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참석 차 고위급 대표단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 등이 김정은 위원장 전용기를 타고 서해직항로를 이용한 바 있다.
청와대는 이번 특사단을 남북관계발전기본법 제15조에 따라 ‘대북특별사절단’이라고 부르고 약칭 역시 ‘대북사절단’이라고 쓰겠다고 밝혔다. 특사단 숙소는 1ㆍ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과 당시 회담준비를 맡은 대북특사들이 묵었던 평양의 백화원초대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부는 특사 파견 전례에 따라 취재기자단은 동행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특사단의 김정은 위원장 면담 일정이나 결과도 곧바로 남측에 전달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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