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륙의 중심에 위치한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40여분 가량 차를 달려 화공단지에 도착하자 중한석화의 육중한 설비들이 눈에 들어왔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가장 성공한 합작기업 중 하나인 중한석화가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현장을 지난 3일 방문했다.
중한석화는 2013년 10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이 중국 시노펙(SINOPEC)과 35 대 65 비율로 총 3조3,000억원을 투자해 만들었다. 가동 첫 해에 1,477억원의 영업이익을 시작으로 지난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풍파까지 뚫고 4년간 총 1조6,000억원을 벌어들인 효자 기업이다.
합작회사의 성패는 상호 신뢰에 의해 좌우된다. 이원근 중한석화 부총경리는 “직원과 경영진 모두가 한 가족이라는 생각이 오늘의 성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SK 측은 2014년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를 파견해 한 달 넘게 상주gk며 중한석화의 운용을 조기에 안정시켰다.
2014년 본격 가동에 들어간 중한석화의 실적은 눈부시다. 지난해에는 무려 6,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정도다. 2014년 말 234%에 달했던 부채비율도 지난해 35%까지 낮아졌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을 포함해 각종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원료를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시설의 특성상 가동 안정화와 수익 실현까지 최소 3, 4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놀랄 만한 실적이다.
중한석화는 지난해 10월 7,400억원 규모의 설비 증설을 결정했다. 2020년까지 증설이 마무리되면 에틸렌 기준으로 연 생산량이 80만톤에서 110만톤으로 늘어나 중국 내 생산 규모 2위에 올라선다. 이번 투자는 본사의 추가자금 투입 없이 그간의 수익금으로 진행된다. 중한석화 측은 에틸렌 시장이 연평균 6% 정도 확대되고 있는 만큼 생산량을 늘리더라도 상당 기간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부총경리는 “중한석화의 성공으로 SK종합화학과 시노펙이 추가 협력사업을 준비하는 등 중국 시장에서의 기회도 더 많아지고 있다”면서 “중부 내륙지역의 석유화학 산업을 적극 육성하려는 중국 지도부의 의지도 강해 SK가 내세우는 해외파트너 기업과의 동반성장 전략이 빛을 보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한=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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