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양의지/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2018년은 포수 양의지(31·두산)에게 중요한 해다. 2006년 프로에 입단한 그는 2018시즌 뒤에 생애 첫 프리 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공격과 수비를 모두 갖취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로 인정받는 만큼 일찌감치 FA시장의 최대어로 평가 받고 있다. 선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더 큰 욕심이 날 법도 하다. 그러나 양의지는 오로지 '팀'만 보고 간다. 지난해의 아쉬움을 만회하고 싶은 마음과 팀 전체를 아울러야 한다는 책임감이 가득 이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리고 있는 두산의 2차 캠프에서 만난 그는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자신의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더욱이 두산이 올해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하고, 젊은 투수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포수 양의지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그래도 묵묵히 달린다. 양의지는 "계속 이렇게 훈련을 하다 보니 루틴이 맞춰진 것 같다. 처음엔 힘들었지만 이제는 이런 스케줄이 적응이 됐다"며 씩 웃었다. 팀의 '안방마님'으로서의 책임감이다. 그는 "신인 투수들이 적응을 하는 데는 나 뿐 아니라 선배들이 잘 이끌어줘야 한다. 너무 부담을 주지 않고, 야구장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의지는 신인 투수 곽빈이 일본 팀과의 평가전에 등판하자 연신 "볼 좋다" "가운데 던져도 못 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인 투수는 베테랑 선배의 리드에 자신감을 듬뿍 얻었다.
새 외인들도 비슷하다. 양의지는 지난해까지 롯데에서 뛰었던 린드블럼과 올해 처음 KBO리그에 데뷔하는 후랭코프를 알아가고 있다. 양의지는 "린드블럼은 상대 선수로 공을 쳐보기도 했지만 구질이 좋고, 장점이 많은 선수다"며 "후랭코프는 처음 왔기 때문에 알아가려고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랭코프는 지난 1일 일본 소프트뱅크와 평가전에서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양의지와 호흡이 좋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해의 아쉬움도 씻어내야 한다. 그는 지난 시즌 중반 손가락 골절로 이탈했다가 가을야구를 앞두고 복귀했다. 그러나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고, 능력을 모두 발휘하지 못한 채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머물렀다. 양의지는 "그땐 다 나은 줄 알았는데 올 겨울에 훈련을 다시 시작하니 손이 아프더라. 그때 너무 성급하게 복귀를 한 게 안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아파 본 만큼 더 큰 간절함을 느꼈다. 양의지는 "겨울에 준비를 잘 해서 지금은 좋을 때의 모습을 찾아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FA 욕심 대신 팀을 먼저 이야기 하는 것 역시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양의지는 "한국시리즈에서 2년 동안(우승을 해서) 웃다가, 작년에 아파 보니 마음을 가다듬게 되고, 느끼는 게 많았다"며 "올해는 다치지 않고 뛰는 게 중요하다. 팀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다 보면 나머지 결과들은 뒤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야지키(일본)=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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