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합' 리뷰
[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영화 ‘궁합’(28일 개봉)은 청춘 로맨스 사극이다. 영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남녀의 궁합과 사랑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는다.
‘궁합’은 ‘관상’(2013년)을 제작한 주피터필름의 역학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궁중의 정해진 혼사를 거부하는 송화옹주(심은경)와 각기 다른 사주를 가진 부마 후보들의 궁합을 보기 위해 입궐한 천재 역술가 서도윤(이승기)의 운명을 그린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영조 29년이다. 극심한 가뭄으로 민심은 점점 흉흉해지고, 송화옹주(심은경)의 혼사만이 가뭄을 해소할 것이라 믿는 왕(김상경)은 대대적인 부마 간택을 실시한다. 조선 최고의 역술가 서도윤(이승기)이 부마 후보들과 송화옹주의 궁합풀이를 맡게 된다.
영화에는 다양한 부마 후보들이 등장한다. 야심가 윤시경(연우진), 꽃미남 풍류가 강휘(강민혁), 따뜻한 듯 의미심장한 눈빛을 지닌 남치호(최우식)가 각각 차별화된 캐릭터로 풍성한 재미를 더한다. 이들과 송화옹주의 사주풀이를 보는 재미도 있다.
영화는 밝고 유쾌한 톤을 지닌다.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영상미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 이승기-심은경을 비롯해 연우진, 강민혁, 최우식 등 청춘 배우들의 젊고 풋풋한 시너지가 느껴진다.
“인생에서 사랑을 빼면 무엇이 있겠습니까?”라는 송화옹주의 대사는 곧 이 영화의 메시지다. 송화옹주와 서도윤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춘 이 영화의 시작과 끝 역시 사랑이다. 그러나 내내 사랑타령만 하다 보니 지루함을 지울 수 없다.
‘궁합’은 개봉까지 무려 4년이 걸린 만큼 편집에도 상당히 공을 들인 것을 알 수 있으나 오히려 맥이 뚝뚝 끊기는 연출이 이어진다. 세대를 막론하고 볼 수 있는 ‘킬링 무비’ 사극임에는 분명하나 단면적인 영화를 선호하지 않는 관객은 큰 재미를 느끼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영화의 주인공인 송화옹주 역시 전형적인 수동적인 인물이라 아쉬움을 남긴다. 초반의 당찬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중후반에 접어들면서 수동적이고 소심한 인물로 변모한다. ‘멋진’ 남자 주인공으로부터 ‘구원’받는 기존의 수많은 영화 속 여주인공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이승기는 이 영화에서 ‘역술가’에서 ‘히어로’가 된 서도윤으로 ‘멋짐’을 장착한다. 까칠한 듯 다정한 서도윤이라는 인물을 무겁지 않게 소화하며 극의 중심을 맡는다. 연우진 역시 기존의 로맨틱한 모습과는 상반된 인물로 변신을 시도하며 긴장감을 형성한다. 이류 역술가 이개시 역을 맡은 조복래는 깨알 코믹 연기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러닝타임 110분. 12세 관람가.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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