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가 '대한청소년개척단'에 대한 진실을 파헤친다.
3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1960년대 사회 명랑화 사업으로 진행된 대한청소년개척단에 대해 묻혀있던 진실을 파헤쳐보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개척단원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1961년 충남 서산의 어느 작은 마을에는 마을 사람들조차 쉬쉬하는 괴담이 떠돌고 있었다. 어스름한 밤이면 시신을 들것에 실어 나르는 발자국 소리와 철조망을 넘지 못하는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마을을 공포에 떨게 했다. 목숨을 걸고 철조망을 넘은 사람들은 어김없이 끌려들어가 들것에 실려 나와야 했다. 그곳은 1961년 대한민국의 치외법권 지역, 이름조차 낯선 대한청소년개척단이었다.
1961년 5.16쿠데타 이후 군사정권은 거리의 부랑아 등에게 갱생의 기회를 제공한다며 이들을 사회로부터 강제로 치우는 사회명랑화 사업을 시작했다. 공권력은 거리를 배회한다는 이유로, 퇴근길이 늦었다는 이유로, 그리고 단지 눈에 띄었다는 이유로 무고한 시민들을 속칭 후리가리(경찰의 일제 단속 등 실적을 위해 사람들을 강제로 잡아 오는 속어)했다.
영문도 없이 끌려온 이들은 수용소와 다를 바 없었던 서산의 폐염전에 갇혀 밤낮으로 강제 노역에 시달렸다.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허기와 고된 노역, 폭력까지 이들은 하루하루 비참함을 견뎌야만 했다.
당시 군사 정권은 대한청소년개척단을 부랑아와 깡패, 윤락여성들에 대해 지난 과오를 잊고 국가재건사업에 참여시키는 소위 '인간재생공장'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125쌍의 합동 결혼식도 홍보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합동 결혼식은 정부에 의한 강제 결혼이었고, 모든 개척단원들이 부랑아와 윤락 여성은 아니었다. 수많은 여성들이 속아서, 혹은 강제로 잡혀 왔다. 군사 정권의 정책 홍보와 대외적 이미지를 위해 결혼을 강요 당했던 20대의 젊은 여성들은 백발의 할머니가 돼 한 맺힌 한숨만 지을 뿐이다.
왜 이들은 50년 세월 동안 비인간적인 폭력과 노역을 감내해야 했을까. 개척단원들은 그 이유를 이곳에서 조금만 견디면 개간한 땅을 나눠 준다는 정부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누구나 먹고 살기 힘들었던 그 시절 내 땅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은 비참한 생활을 인내할 희망이었다.
하지만 개척단원들이 맨손으로 일군 개척지에서 막 싹이 트기 시작할 때 정부는 개척단원들에게서 그 땅을 다시 가져갔다. 권리를 되찾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매번 재판에서 국유지라서 줄 수 없다는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정부의 약속을 믿고 청춘을 바쳐 땅을 일궜지만 국가는 이들을 외면했다. 개척단원들은 정부의 홍보물로 만들어진 자신들이 정부에 의해 또 다시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남도현 기자 bl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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