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 있었다” 백낙종 진술 확보
위기관리지침 무단수정 혐의도
검찰이 김관진(69) 전 국방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해 11월 국군 사이버사령부(사이버사) 정치관여 활동 지시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가 구속적부심을 거쳐 풀려났던 김 전 장관은 4개월 만에 영어의 몸이 될 처지에 놓였다.
서울중앙지검 국가정보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2일 김 전 장관을 상대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사이버사 댓글 공작 사건 관련 국방부 수사본부의 수사 축소 및 은폐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검찰은 백낙종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예비역 육군 소장)을 김 전 장관과 같은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백 전 본부장은 사이버사의 댓글 공작 의혹 관련 수사에서 국방부 수사본부가 사이버사 요원의 자백성 진술을 받아낸 수사관을 교체하고 ‘조직적 대선 개입은 없었다’는 결론을 내는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백 전 본부장 수사 과정에서 그가 김 전 장관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11월11일 검찰은 2010~2012년 연제욱 전 사이버사령관 등에게 정부ㆍ여권을 지지하고 야권을 비난하는 등 친정부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사이버사 심리전단 댓글 공작을 지휘한 혐의로 김 전 장관을 구속했다. 그러나 법원이 김 전 장관 측이 청구한 구속적부심을 받아들이면서 같은 달 22일 석방됐다.
검찰은 또 김 전 장관이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4년 7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대통령 훈령인 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을 국가안보실이 재난 안전 컨트롤타워가 아니라는 취지로 임의 수정하는 등 공용서류를 손상하고 직권을 남용한 혐의도 구속영장에 추가했다. 김 전 장관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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